“검사들 그렇게까지 나올 줄 몰랐다, 오죽했으면 검새스럽다는 표현 만들어졌겠나?”
참여정부 법무비서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초 ‘선의(善意)’로 검사와의 대화를 추진했다면서 참모 입장에서 “괜히 했다. 좀 아쉽다”는 생각을 밝혔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실무자로서 ‘검사와의 대화’를 준비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오후 2시 즈음 전국 생중계되는 검사와의 대화가 있었는데 그날 아침 대통령 관저에 검사들의 동향, 기수별로 대표를 뽑아서 대통령에게 어떤 질문을 하고 대통령을 좀 모욕을 할 것 같다는 보고들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에 대한 우려의 말을 전했는데 노 전 대통령께서는 ‘내가 그래도 법조인 출신의 대통령인데 점잖게 대화를 하면 후배들이 이해하고 따라주지 않을까?’ 굉장히 선의의 마음으로 검사와의 대화를 생각하신 것 같다”고 검사들의 우려스런 움직임이 포착됐지만 그대로 진행했음을 밝혔다.
결국 검사와의 대화 도중 당시 김영종 검사가 노 전 대통령에게 검사에게 청탁전화하지 않았느냐며 피의자 대하듯 공격했고 이에 노 전 대통령은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며 언성을 높이는 사단이 발생했다.
박 의원은 “그 뒤로 대통령님과 검사와의 대화 후일담을 나누거나 그런 적은 없었다”면서 “우리 참모들끼리는 많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검사들이) 그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 그래서 오죽했으면 검새스럽다는 표현까지 만들어졌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괜히 했다. 좀 아쉽다. 검사들 간에 일종의 자리를 만들어준 그 자체가 특이한 자리인데그때 대통령과 아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그리고 온건한 대화를 했더라면 훨씬 검찰의 개혁이라는 측면에서 진전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당시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에 대해 “오히려 당시 대통령께서 생각한 검찰 개혁은 제도적인 개혁이라기보다는 차근차근 검찰의 조직문화를 개선해 나가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라는 40대 중반의 비검사 출신의 인사를 발탁함으로서 문화를 개선해 나가는 그런 쪽에 방점이 있었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경수사권 조정 등과 같은 제도적 개혁방안 추진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에 나선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이명박 정부 검찰의 수사가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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