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통매각 대신 분리매각 가능성 높아져
분리매각에 에어부산 인천 진출 주목
에어부산, 연내 인천 진출…항공기 추가 도입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이 지난해 12월 12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에어부산 제공>
▲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이 지난해 12월 12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에어부산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주요 대기업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통매각’ 방식 대신 자회사별로 매각하는 ‘분리매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럴 경우 에어부산의 ‘몸값’은 인천공항 진출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르면 오는 7월 매각 입찰 공고를 시작으로 매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3일 이세훈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정책관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실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입찰 공고까지는 2~3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를 모두 묶어 통매각 한다는 방침이지만, 인수 유력 후보인 SK그룹, 한화그룹, 롯데그룹 등은 모두 인수에 나설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IDT 등을 한 번에 인수할 경우 1조5000억 원에서 2조5000억 원 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무적 부담이 통매각의 부정적 요인으로 꼽히면서 분리매각 가능성이 높아졌다. 분리매각이 추진되면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 인수전에 애경그룹, 신세계그룹 등 여러 기업들이 뛰어들 수 있다.

에어부산이 인천공항 진출에 성공할 경우, 단독 매각 과정에서 에어부산의 가치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의 사업 범위는 영남권에 집중돼 있다. ‘영남권 대표 항공사’를 기치로 대구·부산 영업지점 개설, 신규 노선 취항 등에 주력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 등을 함께 보유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항공사 노선 분배에 따른 것으로, 에어부산은 국내 LCC 가운데 유일하게 인천발 노선을 운항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집중이 한계로 돌아왔다.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부산은 김해국제공항에서 34.9%의 여객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지만, 김해공항의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포화율은 98%에 달해 신규 취항이나 증편이 어려운 상황이다.

사업 영역의 한계는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에어부산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4억94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1% 줄었다. 매출은 1740억 원을 기록해 2.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률은 3.16%로 저조했다. 이는 진에어(17.5%), 제주항공(14.5%), 티웨이항공(15.3%) 등 경쟁사들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기록이다.

이러한 성장한계는 에어부산이 인천공항 진출에 사활을 걸었던 배경이다. 한태근 대표이사는 지난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로운 10년의 먹거리를 위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인천 진출을 발표했다. 인천발 중국 운수권 확보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그 결과 에어부산은 지난 2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인천~선전(주6회), 인천~청두(주3회), 인천~닝보(주3회) 등 인천발 중국 노선 운수권을 확보했다. 에어부산은 최근 도입한 A321-200 항공기를 연내 인천발 노선 취항 시에도 활용하고, 올해 말 차세대 항공기 A321 neo LR 항공기 2대를 추가 도입해 인천 노선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인천 진출은 에어부산의 더 큰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10년간의 안전운항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수도권 지역까지 진출해 외연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