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계, 안철수계 제안 수용 “정병국 혁신위 당 수습 마지막 방안”
손학규 “혁신위, 대표 거취 문제 논하는 것 반대” “혁신위원장 조건은 중립성”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9일 오후 청주시 청원구 도당사무소에서 열린 이전 개소식에 참석해 오신환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과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9일 오후 청주시 청원구 도당사무소에서 열린 이전 개소식에 참석해 오신환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과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손학규 대표 사퇴론을 둘러싸고 계파간 힘겨루기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혁신위원회 구성 문제를 놓고 또다시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으로 대표되는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손 대표 사퇴를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장기화되고 있는 당내 갈등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임을 의식한 듯 지도부 사퇴론을 논의할 혁신위원회 구성으로 방향을 튼 모양새다.

당초 손 대표는 바른정당계의 사퇴 요구에 맞서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며 정면 돌파 행보를 보였었다. 그러나 바른정당계는 이에 대해 손 대표의 혁신위 구성이 ‘시간 끌기’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줄기차게 손 대표의 즉각적인 사퇴를 압박했고 바른정당계 오신환 의원이 새 원내대표에 취임하면서 그 압박은 더욱 강화됐었다.

이후 하태경 최고위원이 최근 손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며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발언한 것이 역풍을 맞으면서 이를 계기로 바른정당계는 잠시 숨고르기를 거쳐 ‘정병국 전권 혁신위위원회’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안철수계 의원 6명이 제안한 ‘정병국 전권 혁신위위원회’ 구성안을 고심 끝에 전격 수용했다. 

김삼화, 김수민, 김중로, 신용현, 이동섭, 이태규 의원 등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계)6명의 의원이 제안한 정병국 혁신위안이 현 시기 바른미래당의 내분을 수습하고, 총선까지 당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마지막 방안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며 “당내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면서 한편으로는 위원장으로 추천받은 정병국 의원의 입장을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 과정을 거친 다음 최고위원회의에 의결 안건으로 상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지긋지긋한 당 내홍을 종식시키고 국회 정상화와 민생 살리기에 당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손학규 대표와 다른 최고위원들도 이 방안을 수용하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날 안철수계 김수민 최고위원과 별도 회동을 갖고 혁신위 수용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가 손을 잡고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에 ‘정병국 혁신위’ 수용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견이 다소 있어도 지향점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데 동감했다”며 “(안철수계) 6명 의원의 진정성을 믿고 동참하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병국 의원은 손 대표가 직접 혁신위원장으로 추천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이제 와 다른 사람을 혁신위원장으로 제안하려는 것은 의도가 불순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6월 4일 의원총회를 개최해 (혁신위 구성 안건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손학규 대표 등 당권파는 ‘정병국 혁신위’ 요구는 손 대표의 퇴진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받아들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바른정당계 정병국 의원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을 거치며 중립성을 잃었기 때문에 중립성을 갖춘 인물이 혁신위원장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최고위원회의 전에 기자회견 방식으로 발표를 하던데 이것은 정치공세다. 절대로 정치공세에 굴복할 생각이 없다”며 “혁신위가 대표 거취 문제를 논하는 것은 반대”라고 밝혔다.

이어 “혁신위원장의 조건은 공정성, 독립성, 중립성”이라며 “당 내외에서 열심히 찾고 있으니 여러분들이 추천을 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지난 27일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위원회를 구성할 생각은 없다”며 “퇴진도, 2선 후퇴도 없다. 꼼수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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