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한국당 ‘막말’, 지지층 결집 넘어 ‘정치인 단순 폭언·막말’로 확산
민주 “한국당 내 엄격한 징계나 처벌 않아 계속해서 재발” 비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18 망언에 세월호 막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 망언, 정용기 정책위의장의 ‘김정은 망언’에 한선교 의원의 ‘당직자 폭언’과 ‘걸레질’망언 등 한국당의 막말 정치가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지세력 결집을 겨냥한 막말로 해석되던 한국당의 막말이 이제는 그 선을 넘은 정치인의 단순 폭언·막말로 내년 총선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그간 한국당의 막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흩어졌던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국당의 막말 효과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한국당의 지지율은 천천히 상승했고, 황교안 대표 체제 이후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율 차를 좁히기도 했다.

하지만 한선교 한국당 사무총장의 막말은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무처 당직자들을 향해  “×××, × 같은 놈” 등이라고 하며 욕설이 섞인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3일에는 취재를 위해 바닥에 앉아있는 기자들을 향해 ‘걸레질 한다’고 비하하기까지 했다.

한 사무총장이 “기자들의 취재환경이 열악해 고생한다는 생각에서 한 말로 상대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을 더욱 부추기기까지 했다.

이에 민주당에선 “한 사무총장의 변명 또한 역대급 막말 못지않다. 선의에서 친분이 있는 기자들에게 표현한 말이며, 당사자들도 웃고 지나간 일이라 억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자신의 발언이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뿐 아니라 여야 4당 역시 한 사무총장의 ‘걸레질’ 발언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사무총장의 막말 당사자인 국회 기자들 역시 보도 이후 “기자들을 향해 ‘기레기’라고 욕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기사 댓글들이 한선교 사무총장을 향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막말이 논란이 되자 네티즌들 역시 ‘자유망언당이다’(leeh****), ‘보수 입장에서도 한선교를 짤라야 한다’(jjin****), ‘자질 없는 의원’(load****)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한선교 사무총장이 3일 오후 국회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한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는 국회 회의실 앞에 앉아 있던 기자들에게 '걸레질을 하는구만'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한선교 사무총장이 3일 오후 국회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한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는 국회 회의실 앞에 앉아 있던 기자들에게 "걸레질을 하는구만"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끝도 없이 이어지는 한국당 ‘망언’ 행렬
그간 한국당의 막말은 지지층 결집효과로 해석됐다. 김순례·김진태·이종명 의원의 5·18 망언에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의 세월호 참사 망언,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망언’, 정용기 정책위의장의 ‘김정은 망언’ 등은 진보·보수 대결구도에 따른 것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한국당의 망언 행렬은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강대강 대치’를 통한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린 것이다. 5·18 망언, 세월호 참사 망언, ‘달창’ 망언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한국당의 ‘망언’이 이제는 대립구도에서 나오는 막말이 아닌 정치인의 막말로 확산되고 있다.

대립구도를 기초로 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민경욱 대변인의 ‘헝가리 유람선 참사’ 망언, 김현아 의원의 ‘한센인 비하’, 한선교 의원의 ‘당직자 폭언’과 ‘걸레질 망언’은 더 이상 지지층 결집 효과를 기대한 의도된 발언이 아니다. 

때문에 이는 지지층 결집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한국당이 지지율 상승에 취해 ‘막말’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각 의원들이 존재감을 나타내고, 제1야당의 전투력을 표현하고자 막말 경쟁이 나오고 있는 것이란 해석까지 나온다.

▲솜방망이 징계로 ‘막말 재발’ 방치하는 한국당
한국당의 막말에 대한 비판은 당 지도부에까지 이어진다. 당 의원들의 지속된 막말에 대해 제대로된 조치가 없기 때문이다.

가장 논란이 된 5·18 망언에 대한 한국당의 징계조치에 여야 4당은 ‘면죄부 수준의 솜방망이 징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세월호 망언에 대한 징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와 관련해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가히 면죄부라 할 수준의 자유한국당의 솜방망이 징계 덕에, 제대로 고무되어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기고만장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 마음속은 답답함을 넘어 새까맣게 멍들어 가고 있다. 한국당이 막말정치를 멈추지 않는 속내는 무엇인가”라며 “국민을 편가르고 자신들의 지지층만 결속시키면 된다는 식의 행태는 정치혐오를 더하고 하고 국가를 분열시킬 뿐”이라고 촉구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한국당 내 엄격한 징계나 처벌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발되고 있는 것 같다”며 “근본적으로는 당을 이끌어가야 될 황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가 먼저 막말 공세를 하다 보니 아래서 더 강하게 확대돼 이런 것들이 반복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비록 황교안 대표가 지난 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항상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 심사일언(深思一言), 즉 깊이 생각하고 말하라는 사자성어처럼 발언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지만 한 사무총장의 ‘걸레질’ 논란이 불과 10분 만에 이뤄진 만큼 당내 우려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당내 에선 막말을 ‘위험 수위’로 판단하고 외연 확장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계속해서 이어지는 막말이 자칫 ‘자충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차재원 부산 카톨릭대학교 초빙교수는 ‘폴리뉴스’과 주관하는 ‘폴리 좌담회’에서 “투쟁의 강도와 막말이 점점 에스컬레이션 되고, 한국당이 막말 자충수에 걸리는, 이러한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반사적 이익을 얻고 있는데 이거는 민주당의 이익, 한국당의 이익을 다 떠나서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 본다면 한국 정치판을 이끌어가는 거대 양당이 한쪽은 자살골 때문에 망하고, 한쪽은 자책골 때문에 득점하는 이런 상황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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