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공표된 가계혼합소득 2010년 후 감소하다 2016∼2017년 개선
한은, 소득분배지표 제공 확대…학계선 가계소득비중 해석두고 대립

[연합뉴스] 국민소득에서 임금노동자에게 돌아간 몫을 계산한 노동소득분배율이 지난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소득을 가늠할 수 있는 혼합소득은 2010년 이후 나빠졌다가 2016년 들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계정의 기준연도(2015년) 개편결과를 보면 노동소득분배율은 2017년 62.0%에서 지난해 63.8%로 1.8%포인트 상승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이란 한 나라에서 한해 생산활동으로 발생한 소득 가운데 자본을 제외한 노동에 배분되는 몫을 가리킨다. 급여, 즉 피용자보수를 국민소득(NI)으로 나눠 얻는다.

노동소득분배율은 2000년 이후 장기 추세로 볼 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를 제외하고선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들어서는 2016∼2017년 두 해 연속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다시 반등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노동소득분배율 상승에 대해 "피용자보수는 비교적 안정적인데 지난해 기업실적이 나빠지다 보니 영업잉여가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분자보다 분모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는 설명이다.

한은 통계상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은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주요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은 영국 67.3%, 일본 68.7%, 독일 68.4%로 나타났다.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배경은 고용구조상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탓이다.

이 때문에 학현학파 등 경제학계 일각에서는 노동소득 분배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한은의 노동소득분배율에 자영업자의 의제노동소득을 포함한 조정 노동소득분배율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주상영 건국대 교수는 최근 토론회에서 한국의 조정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추세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강학파의 박정수 서강대 교수는 조정 노동소득분배율이 줄어든 이유는 노동자의 임금 비중이 줄어든 탓이 아니라 자영업자의 이익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자료 활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 소득 관련 통계가 논란의 중심이 된 가운데 한은은 국민계정 기준연도를 개편 작업을 하면서 가계(가계 비법인기업) 혼합소득 지표를 별도로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가계 혼합소득은 자영업자 본인이 직접 일한 몫에 대한 노동소득(의제노동소득) 및 자영업 영업활동에 따른 자본소득을 합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양자를 따로 분리하기 어려워 이를 모두 포괄하는 혼합소득 개념을 사용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기존 국민계정 통계에도 가계의 영업잉여 항목이 있었지만, 여기엔 주거서비스로부터 발생한 영업잉여까지 포함돼 소득분배 분석 활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한은 관계자는 "자영업자가 포함된 조정 노동소득분배율을 보려면 자영업자의 소득이 필요해 혼합소득 지표를 새로 공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계 혼합소득은 2010년 68조원에서 2015년 64조5천억원으로 하락했다가 2016년 65조9천억원, 2017년 67조원으로 반등한 것으로 한은은 집계했다.

한편 이번 기준연도 개편을 통해 한은은 기존의 처분가능소득(GNDI) 기준 경제주체별 소득비중 이외에 본원소득(GNI)과 조정처분가능소득(Adjusted GNDI) 기준 소득비중 통계치도 함께 제공키로 했다. 

GNDI 대비 가계 처분가능소득 지표는 2015년 55.8%에서 2017년 53.5%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54.5%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소득재분배 정책 및 사회복지 정책의 효과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소득분배지표 통계 제공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개편에서 보육료 지원금이나 누리과정, 사립초중고 무상급식, 사립대 국가장학금 등 정부의 각종 복지·교육정책과 관련한 지원금이 국내총생산(GDP) 계정상 '민간소비'에서 '정부소비'로 바뀌었다.

정부 소비 및 투자의 분기 흐름을 재정통계와 일치시키기 위한 것으로 GDP 총액 변동은 없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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