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혁명’,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완수하는데 제 책임”
“시민의 삶 엄청나게 바뀌고 있다...내가 3선 서울시장 된 이유”
“미세먼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재난...꼼꼼한 종합대책안 추진 중”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5일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폴리뉴스>
▲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5일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폴리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은 ‘내 삶을 바꾸는 서울시 10년 혁명’에 대해 “획기적인 변화다.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라며 “10년 혁명’을 완수하는 것에 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3일 오후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시민의 삶이 엄청나게 바뀌고 있고, 그걸 시민들이 느끼고 계신다”며 “그게 제가 한 번도 하기 어려운 서울시장을 3번이나 한 이유”라고 자신 있게 밝혔다.

그는 ‘한방’ 이 있는 정책보다 시민의 삶을 파고드는 정책을 펼치는 데 대해 “시민의 삶이라는 것은 너무나 종합적이고 욕구가 다양하다”며 “많은 것을 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하나하나는 작을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보면 크게 사회를 바꾸고 도시운명을 바꾸는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미래를 향해 통찰력을 가지고,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갈지를 정확히 알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전하며 ‘도시재생’과 ‘마을공동체 사업’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을공동체는 행복의 원천”이라며 서울의 확장된 ‘마을공동체 사업’이 중앙정부에도 채택돼 보건복지부가 커뮤니티 케어, 지역공동체 돌보미라는 개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도시재생’과 관련해 과거는 ‘버리고 새로 만들어 쓰는’ 도시개발 방식이었다면 자신이 취임한 이후부터는 ‘고쳐서 다시 쓰는’ 도시재생의 길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자꾸 고쳐서 쓰다보면 중요한 관광자원이 되고 시민들이 오래오래 살 수 있다”며 “삽시간에 다 쫓겨나야하는 개발 방식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층고와 용적률을 높여야한다는 재개발 지역과 시의회, 언론 등의 압력에 대해서는 “전쟁터에서 맞서 홀로 피흘리는 장수의 심정”이라며 “쉽지 않은 길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 가난한 사람도 평생 이 도시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고 털어놨다.

 

박원순 시장이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 박원순 시장이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박 시장은 “MICE 분야에서는 서울이 세계 3위 도시”라며 올해에는 사드 여파로 주춤했던 외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증가해 최고 숫자를 갱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큰 지지를 받고 있는 미세먼지 정책에 대해 박 시장은 “미세먼지는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재난”이라며 “32개의 도시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만들어 공동으로 협력하는 정책도 펴고 있다. 전기차를 대폭 확대한다든지 친환경보일러로 이산화질소를 줄이는 꼼꼼한 종합대책안을 만들어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힘있게 추진 중인 ‘제로페이 정책’에 관해 박 시장은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을 구하는 중요한 정책”이라며 “간편결제 방식이 훨씬 더 진전된 기술이기 때문에 이쪽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박 시장은 지난해 ‘삼양동 옥탑방 구상’에 대해서는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며 강북의 교통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고, “취임한 이후에 심각한 재해나 수해가 없었다”며 “SOC에 투자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 아래는 박원순 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5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5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내 삶을 바꾸는 서울시 10년 혁명’을 완수하시겠다고 강조하셨다. ‘10년 혁명’이라고 하니까 시장님이 이전과 달리 뭔가 획기적인 변화를 추구하시는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 획기적인 변화다. 말하자면 틀을 바꾸는,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었다. 제가 서울시장이 처음 된 다음에 결재한 것이 바로 친환경 무상급식이다. 약 73만명의 서울 아이들이 점심을 친환경으로 먹을 수 있게 됐다. 이걸 기점으로 해서 시민들이 삶이 과거보다 획기적으로 바뀌고 공공의 영역이 확대되는 길을 걸어왔다. 채무는 7조 5627억 원이 줄고,  사회복지는 4조에서 11조 5천억까지 2.5배 가까이 늘어났다. 정말 살기 힘든 세상에서, 민생이 어려운 서울에서 시민들이 그만큼 행복과 높아진 삶의 질을 누리게 됐다. 이것이 혁명적인 변화가 아니고 뭐겠는가.


- 서울이 세계 최고의 도시로 일컬어지고 있다. 보다 더 발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사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하시고 있다. 

“서울시는 전 세계 톱 도시 중 하나”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작년에 서울이 싱가포르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받았는데, 동경이라든지 함부르크 같은 세계적인 도시들을 이기고 최우수 도시로 선정된 것이 그걸 증명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있었던 여러 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SOC도 저희들은 끊임없이 만들어왔다. 제가 취임한 이후에 심각한 재해나 수해가 없었다. SOC에 투자한 결과물이다. 뿐만 아니라, 10분만 걸어가면 공원과 작은 도서관을 만날 수 있는 ‘10분 동네 프로젝트’ 등 시민의 삶에 필요한 다양한 사업들도 진행해왔다.  청계숲, 청계정원 프로젝트는 초과 달성했다. 최근에는 ‘서울식물원’이 생겨서 임시 개장 6개월 만에 200만여명이 다녀가는 인기 있는 공간이 됐다. 이런 것들을 통해 시민의 삶이 엄청나게 바뀌고 있고, 그걸 시민들이 느끼고 계신다. 그게 제가 한 번도 하기 어려운 서울시장을 3번이나 한 이유가 아니겠는가.


- 서울의 문제 중 하나가 강남과 강북의 불균형이다. 시장님은 작년에 옥탑방 생활을 통해 실제 경험을 하시면서 정책을 내오셨다. 

‘삼양동 옥탑방 구상’이라는게 있는데 그때 구상하고 발표했던 내용들이 착실하게 시행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교통복지다. 강남구의 경우 지하철이 통과하지 않는 동이 없다. 강북 서대문구 일부 지역에는 지하철이 지나가지 않는 곳도 있다. 그래서 서울의 대중교통 기본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안에 특별히 ‘강북횡단선’ 내용이 들어가 있다. 서대문만 8개 동을 지나가고, 양천에서 강서, 마포, 서대문, 그리고 성북, 청량리까지 가는 이런 노선 하나만으로 강북의 교통복지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결하는 라인이다. 이런 것들이 계속 추진 중이다. 

지난달 '시민찾동이' 골목만들기 발대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서울시 제공>
▲ 지난달 '시민찾동이' 골목만들기 발대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서울시 제공>


-시장님은 ‘도시재생’, ‘마을공동체’에 대해 전임시장들이나 여타 단체장들과는 완전히 다른 컨셉에서 사업을 추진하셨다.

미래를 향해 통찰력을 가지고,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갈지를 정확히 알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엉뚱한 데로 사회를 안내하면 그야말로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되는 것이다. 

그 가운데 중요한 것이 바로 도시재생이고 마을공동체라고 생각한다. 영국에는 옛날 노동당 정권에서 지금 보수당에 이르기까지 ‘지역공동체부’가 계속 정부 부처로 남아있다. 또 최근에 다시 만들어진 게 고독한 사람들을 위한 ‘고독부’다. 이런 세계적인 경향을 보면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 삶의 질을 높이고, 안정된 삶을 보장해야 경제도 발전하고 인류 문명도 발전한다. 처음 시장이 되자마자 ‘마을 공동체’를 주장했는데 처음에는 사람들이 ‘서울이라는 대도시에 무슨 마을이냐’ 이런 생각들을 했다. 특히 어떤 언론은 공격을 많이 했다. 그런데 2년이 지나서 ‘올해의 베스트 상품’으로 지정했다.

마을공동체라는 게 결국 행복의 원천이다. 우리가 서로 끈끈하게 연결돼있고, 함께 돕고 사는 것이 행복을 갖다주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기 때문에 서울의 경우에는 ‘마을공동체’ 사업이 엄청나게 성장하고 확장됐다. 이것이 다른 지방에 지금 다 확장되고 있고, 최근 보건복지부가 커뮤니티 케어, 지역공동체 돌보미라는 개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도시재생도, 과거에는 노화되면 그 지역을 몽땅 철거하고 아파트를 지었다. 그야말로 버리고 ‘새로 만들어 쓰는’ 그런 도시개발 방식이었다. 제가 취임한 이후부터는 ‘고쳐서 다시 쓰는’ 도시재생의 길로 가고 있다. 이게 또 세계적인 트렌드다. 독일이나 유럽에 가보면 500년 전의 도시 모습들이 그대로 살아있지 않은가. 자꾸 고쳐서 쓰다 보면  그게 하나의 중요한 관광자원이 되고 시민들이 오래오래 살 수 있는데, 삽시간에 다 쫓겨나야 하는 개발 방식은 말이 안 되는 거다. 이게 또 중앙정부에 채택이 돼서 ‘도시재생 뉴딜’ 정책이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지 않은가. 서울이 했던 것이 대부분 전국화되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 고충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내가 피 흘리고 서 있는 것 안 보이느냐”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층고와 용적률을 높여서 공간을 확대하면 돈을 버는 길이다. 그런 탐욕과 압력에 모든 지역에서, 모든 재개발 현장에서, 심지어 시의회나 언론에서도 엄청나게 압력을 가했다. 저는 그런 전쟁터에서 맞서 홀로 피 흘리는 장수의 심정이다, 그런 얘기를 했다. 사실 그게 쉽지 않은 길이기는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우리 전통과 시민의 삶터를 지키고, 가난한 사람도 평생 이 도시에서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정책을 폈다. 과거에 300개가 넘는 뉴타운을 해제하거나 했다. 가난하지만 그래도 도시 한 켠에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다. 처음엔 제가 가는 곳마다 ‘찬성’과 ‘반대’의 시위대가 있었다. 지금은 많이 조용해졌다. 


-시장님께서는 서울시 경쟁력으로 한강과 MICE 산업을 꼽고 계신다고 들었다. 고용창출 효과도 굉장히 크다고 들었다.

사실은 제가 2011년 서울시장이 되고 나서 ‘서울이 앞으로 도대체 무엇으로 먹고살 것 인가’를 고민했다. 컨설팅 회사에 용역을 해서 물어보니 ‘기본적으로 서울은 관광, MICE & Entertainment 로 먹고 살아야한다’ 는 답이 왔다.

저희가 꾸준히 노력해서 2016년에는 136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왔다. 사드 여파로 잠시 주춤했지만 금년에는 증가속도가 높아서 다시 최고 숫자를 갱신할 것 같다. 적어도 1400만 정도는 되지 않을까. 취임 당시 외국인 관광객이 900만명이었다가 2016년 1360만명으로 늘어나면서 일자리가 4만여개가 늘어났다. 특히 ‘관광의 꽃’이라고 얘기하는 컨벤션이라든지 전람회라든지 이른바 MICE 분야에서는 서울이 세계 3위 도시가 됐다. 올해에 세계변호사협회총회가 열리는데 만 명이 모이기로 했다. 이 사람들이 와서 며칠씩 서울에서 먹고 자고 쇼핑하는 것들이 미치는 영향이 클 거다.

 

지난 22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9 대기질 개선 서울 국제포럼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 지난 22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9 대기질 개선 서울 국제포럼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지난 2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과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제로페이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 지난 2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과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제로페이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 미세먼지 정책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 시장님께서는 ‘미세먼지 야전사령관’을 자임하고 계시다. 

미세먼지는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재난이라고 생각한다. 서울 시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그런 국민들의 간절한 열망을 안고 저는 ‘미세먼지는 재난이다’라고 선언을 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는데, 좋은 정책들이 국회에 받아들여져서 8개 법안으로 통과가 됐다.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한다든지 서울시가 그동안 해왔고 요청했던 것들이 담겨있다. 저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서 서울시의 경우에는 미세먼지 연구소도 따로 만들었다. 미세먼지 해결에 국제적 협력이 중요해진 만큼 32개의 도시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만들어 공동으로 협력하는 정책도 펴고 있다. 전기차를 대폭 확대한다든지 친환경보일러로 이산화질소를 줄이는 꼼꼼한 종합대책안을 만들어 추진 중이다.


- 자영업자, 소상공인 해법으로 서울시의 ‘제로페이’ 정책이 나오고 있는데 말도 많다. ‘관변페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너무나 뻔한 거다.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벼랑 끝에 서있는가. 이 분들이 카드 수수료가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이걸 ‘제로화’ 해주는 것인데 당연히 관변페이라도 해야한다. ‘관(官)’이 왜 존재하는가. 서울시가 왜 존재하고 정부가 왜 존재하는가.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을 구하는 중요한 정책인데 해야 한다. 결제방식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되기는 힘들다. 지금 5개월 밖에 안됐다. 아직은 속도가 더디지만 실제로는 이미 하루 결제액이 2억을 넘어섰다. 약 15만개 가맹점이 생겼다. 간편결제 방식이 훨씬 더 진전된 기술이기 때문에 이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 서울시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지자체도 많은 것 같다. 

전국에서 그런 지자체들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저희가 아예 시찰이 공식적으로 가능하도록 ‘혁신로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전국의 공무원, 시민사회, 전문가 누구라도 원하시는 부분을 볼 수 있다.


-시장이나 도지사직을 맡으면 랜드마크나 ‘한방’을 기대하는데, 오히려 시민의 삶을 파고드는 정책들을 내오고 있다. ‘사람특별시’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란다.

기본적으로 “저는 시장의 꿈을 실현하는 시장이 아니라 시민의 꿈을 실현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선언을 했다. 시민의 삶을 바꾸고 도시의 운명을 바꾸는 ‘10년 혁명’을 완수하는 것에 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신 것처럼 온 국민이 알아보는 하나의 정책에 집중하는 게 좋다고 하지만 시민의 삶이라는 것은 너무나 종합적이고 욕구가 다양하다. 그러다 보면 많은 것을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하나하나는 작을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보면 크게 사회를 바꾸고 도시운명을 바꾸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그것을 인정해줬기 때문에 제가 3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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