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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김씨돌, 요한, 김씨돌에 쏟아지는 네티즌 시선...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동네 아저씨 김용현!

  • 윤청신 기자 powerman02@hanmail.net
  • 등록 2019.06.10 01:01:13

[폴리뉴스=윤청신 기자]

9일 방송된 SBS 스페셜-'요한, 씨돌, 용현 1부'에서는 세 가지의 이름을 가진 한 남자의 인생에 대해 조명해 네티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강원도 정선 봉화치 마을은 사람 대신 동물들이 주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청정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다.

이 곳에 사는 배옥희 할머니는 80살이 된 나이에도 혼자 농사일을 했다. 옥희 할머니는 "씨돌 아저씨는 뭐든 다 도와줬다"라며 이웃사촌인 씨돌 아저씨에 대해 말했다.

7년 전인 2012년 방송된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도 자연인 씨돌 아저씨를 시청자들에게 소개해 관시을 끈바 있다.

임성훈은 "당시에는 자연인이라는 말이 생소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씨돌 아저씨가 바로 원조 자연인이 아닐까 싶다"라고 했다.

씨돌이 사는 방식은 우리네 일반적인 삶과는 많이 다르다. 첫 번째는 농사법인데, 밭에 씨를 뿌린 뒤 잡초도 제거하고 약도 뿌리는 것과는 달리, 씨를 뿌리고 수확할 때까지 알아서 자라도록 놔둔다. 

때문에 그의 텃밭은 풀이 무성하고 각종 벌레들과 심지어 뱀도 산다. 두 번째는 차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정선 읍내에 나갈라치면 차를 이용하지 않고 편도 세 시간동안 두 발로 걸어서 간다. 

과거 씨돌 아저씨는 '저절로 농법'으로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농작물을 키웠다. 그리고 맨발로 지게를 지며 "이렇게 하면 내가 진실하다고 할까"라며 느리지만 자기가 생각한 길을 갔다. 그렇게 3시간을 걸어 그는 한 종묘 가게에 가서 자신이 키운 농작물과 필요한 것들을 물물교환했다.

지게 한 가득 가지고 온 농작물과 그가 교환한 것은 씨앗 몇 개. 그는 씨앗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매일 같이 아웅다웅 하면서도 서로를 걱정하는 봉화치의 절친인 씨돌과 옥희 할머니. 그런데 봉화치의 소박한 일상은 몇 년 전부터 불가능해졌다. 씨돌이 봉화치를 떠난 것이다.

어디로 가는지, 언제 다시 돌아오는지 아무런 말도 없이 떠난 씨돌. 옥희 할머니와 봉화치 주민들은 지금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 

봉화치 마을 주민들은 씨돌 아저씨에 대해 "그 아저씨는 모두가 다 친구다. 동물도 친구고 다 친구였다"라고 그를 떠올렸다. 씨돌 아저씨를 처음 만났던 2012년 겨울에도 씨돌 아저씨의 동물 사랑은 확인할 수 있었다.

2019년 봉화치, 씨돌 아저씨는 어디로 갔을까? 그가 살던 집에는 인적이 느껴지지 않았다. 4년째 그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던 것. 옥희 할머니는 "참 좋은 아저씨였다. 아저씨가 없으니까 동네가 텅 빈 거 같다. 어디에 가 있는지 소식도 없다"라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씨돌 아저씨의 소식을 찾아 5일장을 찾았다. 그곳 사람들은 "돌아가셨다는 말도 있다.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 소식을 전혀 들을 수 없다"라고 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씨돌 아저씨의 흔적을 따라 갔다. 서울의 한 시민 단체의 위원장은 "김씨돌씨가 언제부턴가 우리한테 뭔가 보내주신다. 우리는 보물상자라고 부르는 거다. 완전 유기농인 농작물들이 보내졌다. 꽃을 보내주기도 한다"라며 밝혔다.

봉화치 근처의 한 마을에 있는 성당에서 씨돌 아저씨의 소식을 또 들을 수 있었다. 관계자는 "세례를 받으셨다. 성당에서 그 분 집에 가서 봉사활동을 상당히 많이 했다"라며 "김씨돌 씨가 글을 많이 썼다. 책을 내려고 글을 쓰고 있는 중이라고 하더라. 내용은 얘기를 안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7년 전 우리가 만났던 씨돌 아저씨도 열심히 글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던 것. 어떤 내용인지도 알려지지 않은 채 그는 자신이 쓴 글과 함께 사라졌다.

씨돌 아저씨가 떠난 봉화치에는 봄이 찾아왔다. 옥희 할머니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도 씨돌 아저씨를 그리워했다. 그는 조건도 이유도 없이 주변인들에게 모든 것을 베푼 사람이었다.

매일 쓰는 안경도, 외출할 때마다 길동무가 돼주는 지팡이도 깜빡할 정도로 기억력이 많이 떨어진 여든 여섯 살의 분이 할머니는 30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고 오히려 더욱 또렷해지는 얼굴이 있다고 했다.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 

1987년 12월, 분이 할머니는 상병으로 복무 중이던 막내아들 연관을 잃었다. 군에서는 훈련을 받던 중 연관이 갑자기 쓰러져 깨어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연관의 사망에 대해 미심쩍은 게 많았지만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가족들 앞에 어느 날 요한이 찾아왔다. 

보안부대의 감시를 피해 담장을 뛰어넘어 집 안으로 몸을 숨긴 이 청년. 그의 말은 더욱 놀라웠다. 연관이 사망한 진짜 이유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1987년 6월, 전국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민주항쟁으로 전두환 군사정권이 백기를 들고 물러나면서 시민들은 16년 만에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게 된다. 

군에서는 처음으로 부재자투표를 실시하게 되는데 요한은 이 부재자투표 때문에 연관이 사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를 앞두고 군 상부에서 여당 후보를 찍으라고 지시 했는데 연관이 이를 어기고 야당 후보에게 표를 행사했다가 구타를 당해 숨졌다는 것이다. 

분이 할머니와 가족들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아들 연관의 억울한 죽음을 알렸다. 돈이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아들 연관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써준 요한.

그 덕분에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연관이 군에서 야권 후보에 투표했다가 선임들에게 폭행당해 숨졌다고 인정했다.

2019년, 강원도 정선 봉화치에서 씨돌 아저씨를 안다는 한 남자와 만났다. 그는 1995년의 삼풍백화점 사건에 대해 떠올렸다. 당시 민간 구조단장이었던 고진광 씨는 "뉴스를 보는데 구조 장비가 있으면 와달라고 하더라. 배낭에 장비를 넣어서 달려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죽어가는 분들을 보면서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거기에 강원도에서 온 사람이 하나 있었다"라며 그가 씨돌 아저씨가 맞다고 했다. 그는 "이 분은 30일 저녁에 왔다. 강원도에서 오느라 늦었다고 했다"라고 증언했다.

또한 그는 "순수해 보이는 사람이 구조 현장에서는 굉장히 강하게 매달려서 목숨을 걸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씨돌 아저씨는 한 생명을 구출했지만 얼마가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김씨돌 아저씨는 언론사에 사고 희생자의 죽음을 추모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고진광 씨는 "김씨돌 씨는 당시 희생자를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아픔이 컸던 거 같다"라며 "강원도에서 왔다는 이 분 이름이 요한이었다. 그렇게 불렀다"라고 말했다.

삼풍백화점의 참사 현장에서 희생자들을 살리기 위해 강원도에서 한 달음에 달려간 자연인 씨돌은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지팡이이자 방패가 되어 주고 정연관 상병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낸 청년 요한이었다.

윤청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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