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한국당 탈당·친박 신당 출범 시사
한국당 내 현역의원, 움직임 작아...얼마나 따를지가 관건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친박근혜계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의 대한애국당 합류설에 이어 ‘친박신당’ 출범 가능성이 나왔다. 총선 공천을 두고 친박(親朴)의 대거 탈당이 이어져 자유한국당의 분열이 본격화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대한애국당 주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명 평당원들이 여러분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홍 의원 뿐 아니라 김진태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이 한국당을 대거 이탈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9일 “홍문종 의원의 대한애국당 입당 시사는 비록 재판에 계류 중인 셀프 구출 작전이라고 하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친박 신당 출범 신호”라고 주장했다. 

황교안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분열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저는 (홍 의원의 발언을) 직접 듣지 못했는데 진의가 뭔지 알아보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최근 중도로의 확장을 표방하며 외연을 넓히고 있는 과정이다. 하지만 친박 세력이 ‘물갈이 공천’에 불만을 가지고 탈당의사를 밝히면 보수층 통합 계획이 틀어져 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홍 의원은 지난 10일 본지 인터뷰에서 탈당 시사에 대해 “당장 대한애국당으로 가겠다, 그건 아니다”라면서도 “지금은 탈당보다 더 한 것도 하고 싶다. 이런저런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11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친박신당을 출범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신상진 자유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 신상진 자유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한국당 공천 ‘친박배제설’에 ‘탈당카드’ 꺼내들었다

홍 의원의 발언은 최근 당의 총선 공천과 관련해 ‘탄핵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과 맞물려있다. 신상진 자유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6일 20대 총선 공천 후유증과 탄핵 사태의 책임을 거론하며 “현역 물갈이 폭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 의원은 11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과거 17,18,19,20대 공천에서 보면 한 30~45%까지는 현역의원들의 물갈이가 됐었다“며 20대 공천파동에 대해 현역의원들 중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는 것을 감안했을 때 ”공감 공천이 되려면 물갈이 폭이 과거보다는 클 것“이라고 시사했다. 

홍 의원은 친박 중에서도 진박(眞朴)으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해 12월 김병준 비상대책위에서 20대 총선 공천 파동, 박근혜 탄핵 등의 책임으로 ‘물갈이’ 명단 21명에 포함됐다. 이로 인해 경기 의정부을 당협위원장 직을 박탈당했다. 

이외에도 뇌물 수수와 교비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한국당 내에서는 입지가 좁은 상황이다. 공천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홍 의원이 ‘친박신당’ 카드를 꺼내 한국당을 압박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홍문종 “친박신당이 아니라 태극기 신당”

홍문종 의원은 신당 출범설과 관련해 “친박신당이 아니라 태극기 신당”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1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탈당 의사에 대한 질문에 “나는 황교안 대표도 아는 이중당적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큰 텐트를 치겠다”며 “태극기 세력과 보수 우익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나가 돼서 보수 우익의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 안에 태극기를 사랑하는 저 같은 이중당적자들이 엄청나게 많다”며 “한국당이자 태극기 세력인 분들이 마음을 달리해서 ‘한국당에서는 안되니까 우리가 빅 텐트를 쳐야 한다. 밖으로 나가야한다’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10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탈당 고민에 대해 한국당이 대한애국당을 비롯한 ‘태극기부대’ 세력과 통합해야만 다음 총선은 물론이고 대선도 이길 수 있는데, 이에 찬물을 끼얹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정말 이런 식으로 해서 보수가 다 망하는 꼴을 정말 봐야되겠냐는 그런 경고의 메시지”라고 탈당 시사의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신상진 위원장의 ‘탄핵책임론’에 대해서는 “객이 주인을 향해서 뭐라고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하며 “중도로의 외연확장은 해봐야 우리 표도 아니고 성공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광화문 대한애국당 천막 <사진=연합뉴스>
▲ 광화문 대한애국당 천막 <사진=연합뉴스>


홍문종, 혼자 갈 것인가 같이 갈 것인가

홍문종 의원은 8일 태극기 집회 발언에서 “저는 한국당 당가를 모른다. 그런데 애국당 당가는 매일 부른다. 한국당 중앙당사가 어딨는지 모른다. 애국당 중앙당사는 자주 간다”며 “제가 어디 당원입니까?”라고 반문했다.

홍 의원의 애국당 행이 예견되는 가운데 얼마나 많은 친박 의원들이 따를지도 관건이다. 

애국당은 11일 논평에서 “홍문종 의원을 중심으로 자유한국당에 큰 울림이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대거 탈당’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 내 친박으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들의 움직임은 크지 않아보인다. 

‘강성친박’이었던 김태흠, 박대출 의원 등은 최근 ‘친황(황교안)’의 길을 걷고 있다. 태극기 집회에도 참여하는 김진태 의원은 대한애국당이 주최하는 태극기 집회에는 나가지 않으며 거리를 두고 있다. 

앞서 김진태 의원과 함께 ‘애국당 동행’ 대상으로 거론된 정태옥 의원은 의원실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현 정부의 국정 운영실태를 비판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해 보수정권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홍문종 의원은 애국당으로 갈 것”이라며 “일단 혼자 갔다가 (한국당을) 계속 흔들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 최고위원은 한국당 내 친박은 홍문종 의원 한명 뿐이라고 판단하며 친박신당 출범에 대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석방이 되면 가능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명실상부한 친박 신당은 안 만들어진다”고 봤다.

그는 홍 의원의 탈당 발언에 대해 “(한국당을) 나가고 싶은 것보다는 ‘나 좀 지켜주라’, ‘나 있게 해주라’는 준압박성 발언인데 별로 안 통할 것 같다”며 “제가 볼 때 한국당에서 안 잡고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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