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성명·파월, 통화완화 시사…‘중간값 유지’ 점도표도 인하론 부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한미 간 금리차는 0.75%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연준의 방향을 고려하되 기계적으로 따르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준은 19일 기준금리를 2.25~2.50%로 동결했다.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내린 결정이다.

앞서 연준은 2018년 3월과 6월, 9월, 12월 등 지난해 네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바 있다. 이후 올해 1월과 3월, 6월 등 연달아 세 차례 금리를 동결했다.

향후 금리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점도표의 연말 예상금리도 기존 2.40%(중간값)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연내 금리 인하를 내다본 의견도 적지 않았다.

점도표는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16명의 연준 위원들이 예상하는 특정 시기의 금리 수준을 무기명으로 적은 표다.

이번 FOMC 회의에선 8명의 위원이 점도표에 금리 동결을, 7명이 연내 2차례 인하를, 1명이 1차례 인하를 각각 전망했다. FOMC 위원 상당수가 0.25%포인트씩 두 차례, 즉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는 뜻이다.

연준은 특히 이날 FOMC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인내심(patient)’이라는 단어를 삭제해 눈길을 끌었다.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부터 연준이 줄곧 ‘인내심’을 강조하며 금리동결 기조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그 대신 연준은 성명서에 “경제활동의 지속적 확장과 강한 노동시장 여건 등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며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또한 “향후 기준금리 조정 시기와 규모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최대 고용 목표와 대칭적 2% 인플레이션 목표와 비교해 실현되고 예상되는 경제여건을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연준이 경기전망이 악화하기 전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많은 FOMC 참석자들은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금리동결을 지지했던 FOMC 이사들도 최근 통화 완화적 근거가 강해졌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미 연준 통화정책 기조변화의 최대 변수는 글로벌 무역갈등이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고 글로벌 경제의 부정적 충격이 가시화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고민이 커진 것으로 예상된다.

FOMC 성명서에서 그동안 ‘탄탄한(solid)’ 상황으로 평가했던 경제활동을 ‘완만한(moderate)’ 이라고 수정한 게 연준의 고민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성명서에 ‘불확실성’을 부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동결 결정에 대해 “FOMC 회의 결과는 예상대로 완화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시장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FOMC 위원들 중 거의 절반이 0.5% 포인트 인하 견해를 낸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금리가 내린다는 건 달러에 대한 투자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는 신흥국 시장에 투자자 유입을 부르는 요인이 된다. 한미 금리차가 줄어들수록 한국에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또한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한국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커진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로 한은 기준금리(1.75%)보다 0.75%포인트 높다.

앞서 한은이 지난 18일 공개한 ‘2019년도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이미 지난 5월 금통위에서 사실상 2명의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지난 12일 이 총재도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며 경기 흐름을 고려해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이 총재는 이날 기자들에게 “한은은 연준의 방향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되, 기계적으로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8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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