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1500만 원 기록...4월 초부터 상승 탄력
군중심리, 글로벌 기업 투자 확대 등 영향
신금투 “암호화폐 초고위험자산이라는 점 명심해야”

[폴리뉴스 임지현 기자] 비트코인의 시대가 돌아왔다.

지난해 말 300만 원 선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26일 1500만 원대를 넘어섰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6분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저점 대비 13.15% 오른 1501만 원을 기록했다. 또다른 암호화폐인 이더리움 역시 같은 시간 8.06% 오른 39만 7900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부활할 조짐을 보인 것은 올 4월부터다. 한 미국 매체가 만우절 농담으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하자 만우절 다음날인 2일 비트코인의 시세가 치솟은 것이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저점 대비 17% 이상이나 올라 500만 원대를 넘어섰다.

상장소식이 거짓임이 밝혀졌는데도 비트코인의 폭주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상승 탄력을 받은 비트코인은 지난달 27일 오전 4시 50분께 1002만 5000원에 거래되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0만 원대를 돌파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군중심리가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매체의 보도가 만우절 농담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매수세가 몰렸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도 호재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페이스북은 18일 가상화폐 ‘리브라’의 출시를 공개하며 이르면 내년부터 이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는  미국의 대형 은행인 JP모건 체이스가 자체 가상화폐 ‘JPM코인’을 만들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또 미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를 기관 투자자들을 위해 ‘비트코인 거래서비스’를 만들었다. 

페이스북, JP모건 같은 글로벌 기업까지 관련 시장에 뛰어들자 가상화폐가 현금이나 신용카드처럼 널리 이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비트코인의 갑작스런 인기에 어리둥절한 반응이다.

A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비트코인에 투자가 몰리는 이유에 대해 “기사로 접해서 내용을 아는 수준이라 딱히 할 얘기가 없다”며 “많이 나오는 얘기는 페이스북에서 가상화폐가 나오면서 기관투자자들 유입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 정도”라고 설명했다.

B 거래소 관계자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이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발표하면서 안전성이 정립됐다는 것이 거래가 늘고 있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이나 스타벅스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블록체인 시장에 진입하면서 업계에서 신뢰도가 쌓여가는 것 같다”며 “(암호화폐 시세가) 오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 거래를 안 하던 사람들도 투자를 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알려진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는 같은 질문이 담겨있는 본지의 메일에 아직 답하지 않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크다.

신한금융투자의 김윤서 연구원은 “한국인에게 비트코인은 북한과 전쟁이 재개되지 않는 한 초고위험자산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주식과 달리 적정가치 평가가 불가능하며 극도의 변동성을 수반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 위험성향과 자산 배분을 고려한 투자 대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지난 폭락장의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월 2500만 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의 시세가 폭락하자 크게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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