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 아버지와 딸의 바다

천일염과 젓갈로 유명한 전라북도 부안의 곰소항엔 매일같이 함께 뱃일을 나가는 단짝, 문성운(55) 씨와 문지현(29) 씨 부녀가 있다.

한때는 선장과 여러 선원들을 고용한 선주였던 성운 씨.

그리고 돈 셀 틈이 없을 만큼 바쁜 식당을 운영했던 어머니 이화용(55) 씨는 곰소항의 소문난 알부자로 통했다.

그러나 자식들 공부와, 더 큰 성공을 위해 시내 쪽인 익산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뼈아픈 패착.

욕심을 내 규모를 늘렸던 식당은 물론 성운 씨의 배 사업도 연달아 망했다.

이에 충격을 받은 화용 씨에게 우울증이 찾아왔고 지현 씨의 가족은 빚만 손에 쥔 채 다시 곰소항으로 돌아왔다.

일가친척들이 많은 익숙한 곳에서 화용 씨의 우울증이 서서히 회복되어갈 무렵,

늘 건강을 자신하던 성운 씨가 갑작스럽게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서울에서 연극배우로 자리 잡아가던 지현 씨는 서울 생활을 접고 곧바로 부모님 곁으로 돌아왔다.

오른쪽이 마비되어 혼자선 거동조차 할 수 없던 성운 씨는 지현 씨의 헌신적인 간병과 다시 일어나겠단 강한 의지 덕분에 일상생활은 가능할 만큼 회복이 됐지만, 몸 오른편 마비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불편한 몸이지만 생계에 보탬이 될 뱃일을 고집하는 성운 씨.

지현 씨는 혼자 뱃일을 나가는 아버지가 불안해 따라나서기 시작했고 벌써 3년째, 매일 함께 배를 타고 있다. 

# 별이 되고 싶었던 소녀

어린 시절부터 노래하면 빼놓을 수 없었던 지현 씨, 자연스럽게 노래하고 싶단 꿈을 꾸게 됐고 대학도 실용음악과로 진학한다.

졸업 후에는 5년간 극단 생활을 하며 배우로의 성공을 꿈꿨다.

일가친척 하나 없는 낯선 서울살이였지만 배우로 성공하겠다는 꿈이 있기에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단 갑작스러운 연락에 지현 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날로 짐을 싸 부모님 곁으로 돌아왔다.

혼자선 앉지도, 화장실에 가지도 못하는 아버지를 1년간 병원에서 간병 했고, 곰소항으로 돌아온 후엔 아버지와 함께 배를 타고 있다.

20대 어린 아가씨에게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생계를 위해 식당을 운영해야 했던 엄마와 군대에 가 있던 남동생, 그리고 띠동갑의 어린 여동생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누구보다 빛나는 별이 되고 싶었던 지현 씨.

그 꿈을 빼앗은 것만 같아 아버지 성운 씨와 어머니 화용 씨는 딸에게 늘 고맙고, 미안하다.

# 노래하는 효녀 어부, 지현 씨의 끝나지 않은 꿈

어느덧 3년째 아버지를 따라 배를 타고 있는 지현 씨, 힘쓰는 일이 익숙지 않다 보니 노인들이 주로 걸리는 터널증후군을 앓고 수술까지 받을 만큼 힘들고 고된 날들이지만 몸이 불편한 아버지 걱정에 불안해하느니 차라니 몸이 힘든 쪽을 택하곤 한다.

가족들을 위해 연극배우의 꿈을 접고 돌아온 고향.

지현 씨의 노래 실력을 아는 주변 사람들의 추천에 우연히 나간 노래자랑에서 수상하며 지현 씨에겐 새로운 꿈이 생겼다.

얼마 전엔 정식 음반까지 발매하며 가수로 데뷔하게 된 것.

아직 무명이다 보니 불러주는 곳은 많지 않지만 배를 타는 틈틈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기에 행복하기만 한데.

아버지 성운 씨와 어머니 화용 씨도 이제야 조금은 딸의 꿈을 꺾었단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효녀 어부에서, 효녀 어부 가수로 거듭난 문지현 씨.

그녀의 그물 가득 낚아 올릴 꿈과 희망의 노래를 함께 해 보자.

*1부 줄거리(6월 24일 방송)

부안군 곰소항의 유명한 단짝인 문성운, 문지현 씨 부녀.

서울에서 연극배우의 꿈을 키우던 지현 씨는 아빠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단 연락에 곧바로 곰소항으로 내려와 벌써 3년 째, 몸이 불편한 성운 씨와 같이 배를 타는 중이다.

뱃일을 나갈 때나 집안 일을 할 때나 늘 아빠 곁을 떠나지 않는 지현 씨.

하지만, 자꾸 다치는 아빠 때문에 속이 상하고 마는데...

*2부 줄거리(6월 25일 방송)
 
원체 부지런한 성운 씨는 불편한 몸이지만 여전히 바쁘게 움직인다.

집안 일부터 바깥 일까지 성운 씨의 손이 안 닿는 곳이 없다.
그러던 중, 다시금 시작된 부녀의 뱃일...어쩐 일인지 배의 시동이 걸리질 않는데...

*3부 줄거리(6월 26일 방송)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오른편 몸이 불편해진 아빠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지현 씨는 그림자처럼 늘 아빠 곁을 지키는데...

연극 배우의 꿈은 포기했지만 가수로 성공해 보겠단 지현 씨, 오늘만큼은 어부가 아닌 가수의 모습으로 무대에 선다.
 
 
연출 :  김인중

글 :  원효진

촬영:  김인중

조연출 :  김일호

취재작가 :  장수영

방송일 : 2019년 6월 24일(월) ~ 6월 28일(금) / 오전 7:50~8:25

방송매체 : KBS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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