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1년에는 1778조 원 적립 예상
저출산 등으로 2042년부터 적자 전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제6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제6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임지현 기자]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이 700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총생산(GDP)의 37%에 이르는 규모로 700조 원을 돌파한 것은 1988년 국민연금 도입 이후 처음이다.

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4일 기준 701조 2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말 638조 8000억 원보다 62조 4000억 원이 증가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국민 계정의 기준연도를 2010년에서 2015년으로 개편하면서 확정한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 1893조 원의 37%에 이르는 금액이다. 또 5일 기준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시가총액(272조 5000억 원)에는 2.57배에 달한다.

올해 들어 4월 기준으로 운용수익률은 6.81%로 누적 운용수익금은 337조 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적립금의 절반 정도가 기금 운용수익금인 것이다.

누적 적립금 규모는 국민연금제도가 정착되면서 지속적으로 커졌다.

1988년 1월 국민연금 출범 때 5300억 원에 불과했던 적립금은 2003년 100조 원, 2007년 200조 원, 2010년에는 300조 원대에 올라섰다.

이후 2013년 427조 원, 2015년 512조원 3000억 원, 2017년 621조원 7000억 원, 2018년 638조 8000억 원으로 늘어나 이달에는 701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연도별 수익금은 2017년 41조 2000억 원의 이익을 거뒀으나 2018년에는 미·중 무역분쟁, 통화 긴축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 약세로 6조 원가량을 잃었다. 그러나 올해 글로벌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4월 현재 43조 3000억 원 수익을 내 지난해 손실을 상쇄하고도 남는 이익을 보고 있다.

제4차 국민연금 장기재정 추계결과를 보면, 이 적립기금은 앞으로 계속 늘어나 2041년에 17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보험료율 9%의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적립금은 2041년 정점을 찍고서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 경제성장률 둔화로 2042년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2057년에는 소진될 것으로 전망됐다. 2013년 제3차 추계 당시보다 적립기금 소진 시점은 3년, 수지 적자 전환 연도는 2년이나 더 가까워졌다.

이렇게 국민연금 재정 문제가 눈앞으로 다가오자 정부 자문단인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현행 9%인 보험료율을 즉각 11%로 올리거나 10년간 단계적으로 13.5%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이런 재정안정에 초점을 맞춘 방안보다는 ① 현행유지 ② 현행 유지하되 기초연금 40만원으로 인상 ③ 소득대체율 45% 상향, 보험료율 12% 인상 ④ 소득대체율 50% 상향, 보험료율 13% 인상 등 4가지 방안을 담은 정부 개편안지난해 말 국회에 제출했다. 노후소득을 보장하는데 초점을 둔 방안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여야 대립으로 국회가 정상 운영되지 못하면서 이에 대한 논의는 지난 5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거론된 이후 이제껏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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