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경영중점과제 통해 ‘강한 회사를 더 강하게’
日 경제제재 영향 없어…수입선 다변화 진행 중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경영중점과제 및 사업본부별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사진=김기율 기자>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경영중점과제 및 사업본부별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사진=김기율 기자>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연 매출 59조 원 규모의 ‘글로벌 톱 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LG화학의 최대 강점인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모든 사업 분야에서 균형감 있는 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경영중점과제 및 사업본부별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외부인이던 신학철 부회장을 파격적으로 영입했다. 외부 출신이 LG화학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1947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신 부회장은 이날 ‘강한 회사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두 가지 중점사항을 먼저 제시했다. 엘지화학을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또 혁신을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려 가장 혁신적인 회사가 되자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시장과 고객 중심 사업 포트포리오 강화 ▲기술을 상용화로 연결하는 연구개발(R&D) 혁신 ▲사업 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의 격에 맞는 조직문화 구축 등 4대 경영중점과제를 발표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은 미래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또 인류가 존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바이오까지 상당히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것이야말로 LG화학의 근본적인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LG화학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존의 제품 중심에서 고객, 지역 등으로 세분화해 철저히 시장과 고객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기존 조직을 고객 중심으로 재편한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출범해 재정비했으며, 선제적 관리를 통해 각 사업의 육성 및 유지, 철수 여부를 적기에 결정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올해 R&D분야에 1조3000억 원을 투자한다. 이는 전체 매출액의 약 4%에 달하는 규모다. 또 연말까지 R&D 인원을 약 6200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신입 및 경력 2000명을 추가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채용을 진행해 글로벌 조직문화 조성도 꾀한다.

LG화학의 R&D혁신은 철저하게 사업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R&D과제 초기부터 사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에 상품기획과 마케팅 조직을 참여시켜 ‘유기적 R&D’ 체계를 강화한다. 또 사업 전략 방향에 맞춰 자원 투입의 우선순위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신 부회장은 “좋은 기술로 혁신을 이뤘더라도 상용화를 통해 수익을 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며 “사업의 기반이 되는 ‘핵심기술 확보’(플랫폼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유용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혁신’, 수익창출로 이어지는 ‘상용화’ 이 세 가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R&D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외 전 사업장에 ‘린 식스 시그마’(품질개선활동에 프로세스 효율성 개선을 위한 혁신활동을 결합한 개념)를 도입해 혁신 활동을 높여 생산성을 매년 5% 이상 개선하고, 매출액 대비 품질 실패비용도 2024년까지 절반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기업이 급격히 줄어드는 이 시기에서 얼마나 변화를 잘 하느냐가 생존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LG화학은 선제적 대응과 끊임없는 혁신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산업 패러다임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경영중점과제 및 사업본부별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사진=김기율 기자>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경영중점과제 및 사업본부별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사진=김기율 기자>

LG화학은 4대 경영중점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등 3대 사업을 핵심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성 기반의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매출 30조 원대 진입에 이어 2024년 매출 59조 원 달성,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를 돌파해 ‘글로벌 톱 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업 포트폴리오의 비중도 변한다. 현재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사업 의존도를 2024년 30%대로 낮추고, 자동차전지 사업을 중심으로 전지 사업을 전체 매출의 50% 수준까지 끌어올려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 시장의 비중을 50%이하로, 현재 20% 수준인 미국과 유럽 시장의 매출을 40% 이상까지 끌어올린다.

신 부회장은 “석유화학 사업은 LG화학의 기반 사업이다. 다른 사업이 급성장해서 상대적으로 석유화학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지역별 사업 비중 역시 마찬가지로 한국에서의 사업을 줄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매출액을 더욱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기술우위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생산기술과 품질, 공금망 관리 등 운영역량을 높여 확고한 글로벌 1등 지위를 유지할 계획”이라며 “이와 연계해 첨단소재분야 역시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자동차용 접착제를 중심으로 경량화·전장화 고부가가치 제품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최근 일본의 경제제재에 대한 대응책도 밝혔다. 그는 “일본이 지정한 3가지 물품은 현재로써 LG화학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동안 양·음극재나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에 대한 다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다만 제재 물품 범위가 확산될 경우를 상정해 시나리오 플래닝을 하며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과 진행 중인 전기차배터리 소송전과 중국 지리자동차와의 합작 등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질문에 신 부회장은 “LG화학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이 지적재산권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적재산권 보호는 어느 회사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정도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리자동차와의 합작으로 기술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 지리자동차와의 협약에는 기술보호관련 내용이 만족스러울 정도로 포함돼 있다. 타 기업과 협업할 때 기술보호를 최우선으로 신경 쓰고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