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호갱노노, 우주, 슈가힐 손잡아...’데이터로 부동산 판을 바꾸겠다’
1600억 원 투자 유치...‘프롭테크 어벤져스’ 확대

이날 간담회에서 호갱노노 심상민 대표, 직방 안성우 대표, 우주 김정현 대표, 슈가힐 이용일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직방 제공>
▲ 이날 간담회에서 호갱노노 심상민 대표, 직방 안성우 대표, 우주 김정현 대표, 슈가힐 이용일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직방 제공>

[폴리뉴스 노제욱 기자] 프롭테크 스타트업 4개사가 힘을 합쳐 부동산 산업 혁신의 출사표를 던졌다.

그 주인공은 직방과 호갱노노, 우주, 그리고 슈가힐이다. 과열 경쟁이 난무한 스타트업 업계에서 동종 4개사가 공존과 상생을 전제로 손을 잡은 건 이례적 일이다.

직방은 9일 호갱노노, 우주, 슈가힐과 함께 서울 SC제일은행 본사에서 ‘2019 직방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직방은 최근 마무리한 1600억 원 규모 투자 유치를 공개하고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 ‘네모’를 서비스하는 슈가힐 인수도 발표했다. 이로써 직방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자금을 확보함과 함께 ‘우군’도 늘렸다.

직방이 지향하는 빅데이터 서비스는 이용자의 조건과 목적에 따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2012년 직방 서비스 출시 이후 이용자의 발품 파는 수고를 줄였다면, 이제는 연령이나 가족 구성, 학군, 선호 지역, 투자 목적 등 다양한 조건을 알아서 충족시켜주는 정보를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안성우 직방 대표는 “어떠한 핸드폰 기기로 어떠한 집을 검색했는지까지 확인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비스 출시 10주년인 2022년에는 직방을 부동산에 관심 있는 전 국민이 쓰는 서비스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직방과 자회사 서비스의 월 이용자 수를 현재의 2.5배, 국민의 4분의 1 정도에 달하는 1200만 명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를 바탕으로 시행, 분양, 인테리어, 금융 등 다양한 부동산 관련 업종과의 협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 함께 한 4명의 창업자는 인수 과정에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비전에 공감했다”며 “각자의 분야에서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를 살려 부동산 산업의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또 “혼자의 힘으론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프롭테크 기업과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용일 슈가힐 대표도 이날 간담회 제목이었던 ‘프롭테크 어벤져스’를 인용해 “어벤져스가 힘을 합쳐 타노스를 물리쳤듯이, 4개사가 힘을 합친다면 시너지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개척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직방은 지난달 골드만삭스 PIA와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 캐피탈, DS 자산운용, 유안타 인베스트먼트 등 다수의 투자사로부터 1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는 국내 부동산 스타트업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다. 지난 2013년 직방의 첫 투자 유치 10억 원보다 무려 160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2015년 12월 골드만삭스 PIA에게 380억 원을 유치한 이후 약 3년 반만의 낭보다.

직방은 투자 유치 배경을 “부동산 시장을 바꾸려는 직방의 비전을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네모를 운영하는 슈가힐 인수는 직방 사업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다. 네모는 국내 최대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이다. 사무실과 상가를 구하려는 사업자에게 정확하고 투명한 상가 및 오피스 정보를 제공한다.

이 슈가힐 대표는 “사실 이전에 다른 업종으로 창업을 한 적이 있다”며 “당시 사무실을 구하는 과정에서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심각한 정보 비대칭을 경험해, 이 플랫폼을 기획하게 된 것”이라고 창업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직방은 2018년 4월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갱노노를 인수한데 이어 2019년 1월 다음부동산 위탁 운영도 시작했다. 올해 4월 국내 최대 셰어하우스 운영사 우주도 인수했다.

직방은 호갱노노와 우주, 네모, 다음부동산 등과 함께 다양한 분야와 세대를 아우르는 ‘최초의 부동산 빅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부동산정보의 수요자는 ▲실거주를 위한 보금자리를 찾는 이용자 ▲임대수익, 시세차익 등 투자의 목적으로 오피스텔과 아파트, 상가를 찾는 투자자 ▲사업을 위한 오피스, 상가 등을 구하는 자영업자 등으로 나뉜다.

직방은 집을 구하는 사람이 정확한 정보를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고자 탄생했다. 현재 직방은 원룸과 오피스텔을 찾는 1-2인 가구부터 빌라, 아파트 등을 찾는 가족 단위의 이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에 셰어하우스를 통해 ‘따로 또 같이’ 사는 삶을 추구하는 우주의 이용자, 호갱노노에서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를 찾는 이용자, 사무실을 구하는 자영업자 등 모든 이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유의미한 정보로 창출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지금까지의 각자 데이터를 종합해서 분석한 결과, 의외로 겹치는 데이터가 적어서 우리 자신들도 놀랐다”며 4개사가 힘을 합친 것이 유의미함을 다시 강조했다.

직방은 ‘비전 2022’도 함께 제시했다. 2022년은 직방이 서비스 10주년을 맞는 해다. 직방은 월 1200만 명이 이용하는 국내 대표 부동산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200만’이라는 수치에 대해 안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부동산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구는 그 나라 인구 4분의 1, 3분의 1까지도 된다”며 “우리나라에서 1200만 명 정도가 되면 충분히 부동산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봐도 될 숫자”라고 설명했다.

현재 직방과 다음부동산, 호갱노노, 우주, 네모를 이용하는 월 이용자는 500만 명에 달한다. 이를 2.5배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부동산 중개’ 분야에서 나아가 건물 임대관리와 시행, 분양, 인테리어, 금융 등 부동산 유관 산업까지 혁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프롭테크 기업의 동참은 물론 기존 사업자와의 협업을 도모할 방침이다.

안성우 대표는 “부동산 시장은 생각보다 분야가 다양하고 크다”며 “방향성이 맞는 분들과 함께 해야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고, 앞으로도 방향성이 맞고 훌륭한 분들이 있다면 함께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

IPO(기업공개)나 상장 계획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현재로써는 계획한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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