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내 엔터 3사 모두 3% 이상 하락 마감
해외매출 비중 높아 양국 분열 부담으로 작용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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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임지현 기자] 한·일 갈등의 악영향이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일, 전 거래일 대비 코스피는 2.20%, 코스닥은 3.04%나 추락했다. 지난주 미국이 발표한 6월 고용지표의 호조로 인한 영향도 있었지만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제한 조치를 타개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의 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국내 3대 엔터주인 JYP엔터테인먼트(-5.83%), 에스엠엔터테인먼트(-3.27%), YG엔터테인먼트(-3.79%)는 모두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그 다음 날인 9일에도 내림세는 이어졌다. JYP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전날보다 3.1%,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1.82%,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0.89% 떨어진 채로 장을 마쳤다.

최근 일본의 보복 수출 규제에 이은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 등 양국의 분열이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엔터주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해외 음원 매출액이 90억 원 이상으로 해외 비중이 50%를 차지했다. 특히 이 회사의 여성그룹인 트와이스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트와이스의 국가별 유튜브 조회 비중 일본이 22%, 한국은 12%로 오히려 국내 비중을 앞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하반기에 그룹 있지의 첫 번째 앨범과 GOT7, 트와이스의 일본 투어가 시작되고 트와이스는 첫 돔 투어가 예정돼 있어 양국의 갈등이 장기화되면 매출에 영향이 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90년대부터 일본 진출을 추진한 SM엔터테인먼트 산하에는 지분 93.5%를 가지고 있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재팬이라는 일본 자회사가 있다. 음반과 음원, 공연 관련 업무를 하는 회사로 SM은 자회사를 두고 따로 운영할 만큼 일본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18년부터 SM의 음원매출 비중은 해외가 국내를 앞서가기 시작해 2020년에는 해외 비중이 64%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YG엔터테인먼트의 일본 매출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2016년 29%였던 일본 비중은 2017년 28%, 2018년 22%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1분기는 10%에 불과했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유럽과 북미로 활동 거점을 넓힌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엔터 3사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9000억 원 가까이 증발했다.

지난 3일 종가 기준 SM, JYP, YG 등 3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2조 2559억 원으로 지난해 말의 3조 1373억 원보다 8814억 원(28.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대 기획사의 시총이 각각 SM 9359억 원, JYP 8004억 원, YG 5195억 원 등 평균 7500억 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핵심 기획사 1곳의 시총이 모두 날아간 셈이다.

KTB증권의 남효지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 연예 기획사와 관련된 비우호적 뉴스가 많았고 3대 기획사의 실적 또한 기대치를 하회하며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여러 악재로 2분기 실적에서도 하락세가 예상되는 국내 엔터주들이 한·일 갈등으로 또다른 위기에 봉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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