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학법 개정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사학법 개정으로 사학비리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이다.

■ 사학법 개정으로 사학비리의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사학비리는 파도 파도 끝이 없습니다.

사학비리가 반복되는 이유는 사립학교법의 부실로 인한 솜방망이 셀프징계의 한계 때문입니다. 사학비리의 깊은 뿌리를 뽑기 위해서는 사학법을 개정해야만 합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이규태 일광학원 회장의 행태는 사학비리의 전형이나 다름없습니다. 자신이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초등학교의 돈으로 자택 공사비를 지불하려고 했고, 스마트스쿨이라는 명목의 사업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마치 학교의 돈을 자신의 쌈짓돈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해당 초등학교는 6년 전 서울시교육청의 감사에 적발된 바 있습니다. 당시 감사결과보고서에는 교비 처리를 불투명하게 했고, 이규태 회장이 권한도 없이 학사 업무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청의 감사에도 학교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6년 전과 유사한 비리는 또 다시 행해졌고, 교육청은 지금 또 다시 해당학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감사에 적발되고도 또 비리를 저지르는 사학재단은 이곳 뿐만이 아닙니다.

전주 완산학교는 2014년 이사장이 학교 건물에 불법 거주하다 적발됐는데, 2019년에는 설립자가 20억 5천여만 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감사를 통해 또 밝혀졌습니다.

또 서울외고 청숙학원은 2006년 설립자가 재단 돈 24억 원을 빼돌렸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도, 2011년에는 그 아들이 12억 8천만 원을 빼돌려 개인 빚을 갚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학비리가 끊임없이 재발되는 이유는, 감사에 걸려도 셀프징계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현행 사학법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시도교육청 초중고 감사 이행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260건의 감사를 실시했고, 74건의 징계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74건 가운데 19건이 경감이행, 11건이 미이행으로 약 40% 정도가 교육청의 처분보다 경감하거나 미이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교현장에서 비리를 저지르다 걸려도 버티고, 징계처분이 내려져도 무시하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사학의 자율성 보장 문제를 넘어서, 사립학교법의 부실이 사학범죄를 조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사학비리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사립학교법을 바꿔야 한다는 답이 나옵니다.

 

더 이상 사학비리를 일부 사학의 비위나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교육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사학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이규태의 일광학원 같이 심각한 비리사학의 경우 하나마나한 감사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교육당국이 관선이사 파견 등의 적극적인 조치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나서야 할 것입니다.

 

저는 사학비리의 구조적인 문제 개선을 위해 지난 6월 17일 ‘사학혁신법’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설립자나 이사장 친족의 개방이사 선임 금지 ▲재단 임원이나 학교장의 회계 부정시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이사회 회의록 작성 의무화와 공개 강화가 그 핵심입니다. 또 앞서 지난 3월에는 교육부장관이 외부감사인을 2년간 지정할 수 있도록 해서 사립대학의 회계비리를 근본적으로 막아낼 법안도 제출했습니다.

 

또한 저희 의원실에서는 전국 시도교육청에 ▲최근 5년간 감사 적발 및 이행 사례와 ▲중징계 처분을 경징계로 경감하거나 미이행한 사례에 대한 감사보고서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심각한 잘못을 저지르고도 교육당국의 징계요구를 미이행한 문제 사학들과 최근 충격을 주고 있는 일광학원 사태와 관련해 이규태 전 이사장 등 사학비리 관련자들을 국감 증인으로 부르는 것도 고려중에 있습니다. 또 사학재단이 교육당국의 징계요구를 의무적으로 따르도록 하거나 미이행하는 경우 더 큰 책임을 묻도록 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사학 개혁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을 거라는 것 잘 압니다. 사학혁신법 통과까지 과정이 험난할 거라는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께서 원하시고, 대한민국의 변화를 위해서 사학 개혁은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많이 어렵겠지만 반드시 끝까지 챙기겠습니다.

끝으로, 국회 공전과 관련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늘 입만 열면 민생을 이야기하는 자유한국당이 ‘유치원3법’과 ‘사학혁신법’ 등에 대해서는 비협조와 철벽방어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방해로 국회가 공전하면서 학교현장을 무너뜨리고, 학교의 공적인 돈을 주머니 쌈짓돈으로 여기는 일부 파렴치한 사람들만 웃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한유총과의 밀착관계를 과시한 데 이어 사학재단의 비리 방치에도 한몫 한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하루속히 국회를 정상화하고 사학혁신법을 이번 20대 국회 임기 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 7. 23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박용진

[영상=국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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