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4일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해 러시아 측에서 “깊은 유감”과 함께 “러시아 국방부에서 즉각 조사에 착수해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러시아 군용기 영공침범 관련 브리핑에서 “지금 언론에 밝혀지지 않은 내용들이 있다. 이 내용은 러시아 차석무관과 우리 국방부 정책기획관의 (전날 오후 3시) 대화한 내용”이라면서 이 같이 러시아가 전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측에서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 측이 갖고 있는 영공 침범 시간, 위치 좌표, 캡처 사진, 이런 것들을 전달해 주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러시아 차석무관은 전날 우리 국방부 정책기획관에게 “오늘(23일) 비행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다. 중국과의 연합 비행훈련이었다. 최초의 계획된 경로대로였다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러시아 당국은 국제법은 물론이고 한국의 국내법도 존중한다. 의도를 갖고 침범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사안과 관계없이 한국과의 관계가 발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러시아가) 의도를 갖지 않았다는 것을 한국 측이 믿어 주기 바란다. 동일한 사안이 발생되지 않도록 한국-러시아 공군 간에 회의체 등 긴급 협력 체계가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오후에 러시아 무관과 우리 국방부와의 통화내용을 지금 공개하는데 대해 “청와대는 내용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국방부 판단은 이것을 굳이 밝힐 필요가 있었는가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며 “국방부에서 발표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발표가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내용 발표는 러시아와 특별히 합의하거나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며 “사실은 특별하게 이것을 서로 밝히지 말자라고 외교 관례상 하지 않으면 안 하는데, 특별히 그런 것은 아니라고 판단을 하기 때문에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상황과 관련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NSC를 열지 않았다면서 ‘얼빠진 정권’이라고 비난한데 대해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떤 즉각적이고도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NSC 개최를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NSC를 개최하고도 즉각적이고 실효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회의만 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과 같다”며 “주와 종을, 그리고 본질과 속성을 정확하게 보고 구분하면서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날 국가안보실 대응에 대해 “어제 오전 6시40분경 중국과 군용기가 카디즈를 침범한 상황을 확인했고, 즉각적으로 안보실에 보고됐다. 그리고 오전 9시09분경 우리의 영공을 침범한 부분들을 확인했다”며 “9시에 상황 회의를 위기관리센터 내에서 운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공 침범 시에 대한 대응 절차에 따라서 운영됐다. 1단계에서 경고방송을 했고, 2단계에서 진로차단을 했고, 그래도 조치가 없었을 경우에는 경고비행, 그리고 4단계의 경고사격까지 조치를 한 상황”이라며 “발생 시점부터 저희가 조치한 내용은 즉각적이고도 실효성 있는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제 오후에 국방부와 외교부가 러시아와 중국 관련된 부분에 대한 조치를 취했다. 오후 국방부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국방무관에 대한 초치를 진행했고, 외교부에서는 중국대사, 러시아대사 대리 등을 초치했다”며 “앞으로도 자국 영공에 이런 일이 있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할 계획이고, 안보실에서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가 왜 나서느냐고 항의한데 대해 “일본은 자디즈(JADIZ)에 대한 부분만 갖고 입장을 내면 될 것 같다. 우리 영공에 대한 부분은 우리가 답할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