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7.3%↓·금액 15.5%↓…수출물량 4월 '반짝 반등' 후 두달째 뒷걸음

[연합뉴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한국 주력 수출산업의 경기 악화로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이 금액은 물론 물량 기준으로도 각각 3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작년 동월보다 7.3% 하락했다. 2016년 1월 글로벌 경기 부진에 7.6% 줄어든 이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수출물량지수는 수출입금액 변동에서 가격요인을 제외한 물량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통계로, 수출금액지수에서 수출물가지수를 나눠 산출한다.

이 지수는 작년 12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4월(2.2%) 반등하며 하반기 수출 회복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그러나 5월(-3.3%) 다시 하락으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달에는 하락 폭을 더 키운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가 속한 집적회로는 수출물량이 지난달 21.0% 늘어나며 5월(7.7%)보다 상승세를 키웠다. 반도체 가격은 내려갔지만 수출물량은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액정표시장치(LCD) 등 다른 전자부품의 수출이 줄면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품목의 전체 수출물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8.7% 하락했다.

화학제품(-6.2%), 기계 및 장비(-8.7%) 등 다른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물량도 많이 줄었다.

지난달 전체 수출금액도 1년 전보다 15.5% 줄어들며 2016년 1월 18.1% 내린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반도체 단가 하락이 이어지며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액이 24.1% 줄어든 게 주요인으로 꼽혔다.

그중에서 집적회로 수출액은 5월 29.8%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도 23.3%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최근 글로벌 수요 둔화가 확산하면서 수출과 수입이 모두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물량지수는 6.7%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로 광산품 수입물량지수가 12.7% 하락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 감소에 기계 및 장비 수입물량도 14.2% 줄었다.

수입물량이 줄어들어 전체 수입금액도 10.8% 감소했다.

상품 한 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4.6% 내려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원유 등 수입가격이 내렸지만 수출가격은 더 떨어진 탓이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총 상품의 양인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1.6% 하락해 8개월 연속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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