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화 관계자 회동·선거연대 논의설...黃 “사실 아니다” 진화 나서
이어지는 친박계 인사...한국당 ‘도로친박당’ 우려 고조
黃, ‘박근혜 탄핵 책임’에는 선 긋기-‘친박’은 가까이...우리공화당과 신경전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기념식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기념식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이 1년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에서 ‘선거 연대’를 할 것을 논의했다는 설이 나오면서 ‘보수통합론’에도 불이 붙고 있다.

다만 한국당 내에서는 ‘도로친박당’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내부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복수 언론은 24일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을 비롯한 일부 중진의원들과 홍문종 공화당 공동대표가 지난 4일 회동하고 선거 연대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한국당 측은 이 자리가 한국당 내 모임 ‘보수의 미래 포럼’이 준비한 이완영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을 위로하기 위한 자리였으며, 박 사무총장은 잠시 참석했을 뿐 ‘선거연대’ 등의 논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황교안 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공화당 간 선거연대 논의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말씀을 재차 밝힌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한국당이 발빠르게 진화에 나섰지만 ‘보수대통합’의 기류는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보수 세력이 ‘빅텐트’를 치고 ‘반문(反文)연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2일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출판기념회에는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과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참석해 ‘보수대통합’에 눈길이 쏠렸다.

황교안 대표는 “이 의원이 행동하는 자유 우파의 모델이 돼 주셔서 대단히 기쁘고 제가 사람을 잘 본 것 같다”며 “저와 한국당은 이 정부 폭정을 막고 국민이 정말 갈망하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이 의원이 함께할 수 있도록 여러분 성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반문연대가 큰 틀 안에서 다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 이 의원도 큰 틀 아래서 함께 싸울 날이 금방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22일 동안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7월 3주차 정당지지도 조사결과 한국당의 지지율은 27.1%로, 황교안 대표가 선출된 2.27 전당대회 직전인 2월 3주차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2.4%의 정당지지율을 기록하며 민주평화당(1.6%)을 넘어섰다. 특히 보수층에서는 5%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총선에서 한국당과 공화당의 표가 갈린다면 승패에도 분명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4.3보궐선거 경남 창원성산에서 강기윤 한국당 후보는 여영국 정의당 후보에게 504표차로 패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한애국당 후보가 0.8%를 가져간게 너무 아쉽다. 그게 저희에게만 왔어도 이번에 창원성산도 이길 수 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진순정 대한애국당(전 우리공화당) 후보는 838표를 받았다. 

우리공화당의 영향력이 더 커진 지금 한국당은 ‘친박’ 보수의 이탈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친박 일색 한국당...‘새누리당’으로 돌아가나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24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2016년 새누리당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친박이) 당의 핵심부를 모조리 장악하더니 급기야 우리공화당과 ‘공천 나눠먹기’ 논의까지 했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며 “그 용기없음에 몸서리가 쳐진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며 “과거로 회귀해서 상대방의 실패만 기다리는 용기없는 정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나. 중원으로 나가 지지를 확보하고 우측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내에서는 황교안·나경원 체제에서 단행된 인사 대부분이 친박 성향 의원들인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친박계인 박맹우 의원과 김재원 의원이 각각 비박계 이진복 의원·황영철 의원을 제치고 당 사무총장·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임명된 데 이어 박근혜 정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난 유기준 의원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이는 더욱 가시화 되고 있다. 

‘비박계’ 대표주자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실적으로 탄핵 당시의 총리를 당대표로 모신 자유한국당으로서는 탄핵 프레임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렵겠지만 계속 친박의 틀 속에서 탄핵프레임에 갇혀 있다면 총선·대선은 무망하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19일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에게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19일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에게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黃, ‘박근혜’에는 선 긋기-‘친박’은 가까이
‘보수대통합’ 당장은 어려워...‘탄핵 책임’ 놓고 신경전

하지만 당장 실질적인 ‘보수대통합’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우리공화당이 한국당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요구일 뿐만 아니라, ‘친박’과 가까워질 경우 오히려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이 어려워질 수 있다. 

홍문종 공동대표는 23일 현장지도부회의에서 “반문연대가 부상하고 있다”며 “탄핵문제는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탄핵에 대해서 분명하고 확실하게 잘못했다고 얘기하지 않는다면 어떤 연대도 보수우파의 단합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원진 공동대표 역시 “반문연대를 하려면 황교안 대표가 대통령 불출마 선언을 하고, 김무성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가 정계은퇴 선언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황교안 대표는 우리공화당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황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무총리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다. 우리공화당 입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가장 큰 책임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황 대표는 지난 1월 입당식에서 “지난 정부에서 마지막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국가적 시련으로 인해 국민들이 심려를 가지게 된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다”면서도 “지난 정부에서 함께 일한 모든 공무원을 적폐란 이름으로 몰아가는 것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황 대표는 박 전 대통령과는 거리를 유지하면서, 자신에게 우호적인 ‘친박’에게는 손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황 대표가 중용한 인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접점이 강했던 최경환·이정현·홍문종 의원 등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운 친박계 초·재선 모임 ‘통합과 전진’ 소속 의원들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앞서 19일 황교안 대표는 우리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항의를 받으며 물세례를 받기도 했다. 

22일 이언주 의원의 출판 기념회에서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홍문종 공동대표가 축사를 시작하자 황교안 대표는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떴고, 한국당 의원 10여명도 함께 이동했다. 이 때 홍 공동대표가 “황 대표님, 안 바쁘시면 제 말씀 좀 듣고 가시지”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