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예결위원장, 한국당만 공문 보내 예산 민원 받아”
김재원 “제대로 된 예산 심사 위해, 야당은 통로 없어” 해명
민주당 “선거대비용 ‘쪽지 예산’ 사전선거운동”
바미당 “친박 비박 갈등 달래는데 이용, 부적절 처신”
정의당 “민생 예산은 꼼꼼하게 잘라내, 가증스러워”

지난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음주 추경 심사’ 논란을 빚은 자유한국당 소속의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이번에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공문까지 보내 예산 민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YTN에 따르면 김재원 위원장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해 국회 예결위 간사들이 만나 상견례를 한 지난달 9일, 한국당 의원들에게 ‘자유한국당 김재원 예결위원장실’이라는 글씨 밑에 ‘2020년도 정부예산안 편성 관련’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당 소속 의원들이 관심을 가진 핵심 사업을 취합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최대한 반영할 테니 12일까지 알려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고, 이 같은 공문은 다른 당 여야 의원들에게는 전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재원 위원장은 YTN에 “과거에는 정부 측 의견 반영 없이 일방적으로 쪽지예산이 들어와 비판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된 예산 심사를 하기 위해서였다”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정청협의회 등 지역 예산을 반영할 기회가 많은데, 야당은 통로가 없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정당들은 김 위원장이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지역구 ‘쪽지 예산’ 민원을 공개적으로 받은 것이라며 일제히 비판을 쏟아부었다.

특히 한국당이 여당에 추경을 깎겠다고 엄포를 놓고 뒤로는 자신의 권한을 정파적으로 이용해 선거대비용 ‘쪽지 예산’을 미리 챙겼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또 ‘친박’ 김재원 위원장이 최근 예결위원장이 되는 과정에서 비박 황영철 한국당 의원과 예결위원장직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겪었던 만큼 이번 일은 김 위원장이 증폭된 ‘친박 대 비박’ 갈등을 달래는데 이용하려 한 것 같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총선 대비 ‘쪽지예산’을 예비한 김재원 예결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깨끗이 위원장직에서 물러나라”며 “당시 두 달 넘게 추경예산안을 뒷전으로 미뤄놓은 상태에서, 총선을 앞두고 내년 정부 예산안 편성에 개입해 지역 민원사업을 챙기겠다는 노골적인 선거대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경기 하강국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재난 재해 극복과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서고자 제출된 추경도 거부하면서 예결위원장이 가진 권한을 정파적으로 이용해 선거대비용 ‘쪽지 예산’을 미리 챙기고자 했다면 그것은 사전선거운동이요, 국민우롱행위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추경을 만취한 상태에서 심사해 물의를 빚은 김재원 예결위원장은 이미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 상실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지만, 선거대비 쪽지 예산을 예비한 이번의 공문 파문으로 다시 한 번 자격없음을 입증했다고 아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김재원 의원은 이미 음주 추경으로 크게 물의를 빚은 바 있다”며 “예결위원장에서 명예롭게 물러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김 의원이 자신이 예결위원장이 되는 과정에서 증폭된 친박 비박 갈등을 달래는데 이용하려 한 것 같다”며 “참으로 가볍고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한국당이 추경에서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지원, 중소기업 지원 등의 예산을 삭감했다고 지적하며 “김재원 의원을 비롯하여 한국당 의원들은 정작 민생에 꼭 필요한 예산은 꼼꼼하게 잘라내면서 지역 선심성 예산은 알뜰살뜰 챙기려하니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 앞에 얼굴을 내밀 생각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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