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하면서도 해법 없는 北, 조정할 사람이 文대통령이란 걸 잘 알기에 돌려차기”

정세현 민주펴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내정자[사진=폴리뉴스DB]
▲ 정세현 민주펴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내정자[사진=폴리뉴스DB]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내정자는 12일 북한 외무성이 개인담화로 한국을 거칠게 비난한데 대해 “북한의 막말은 미국과 대화가 안 풀려 속상해서 하는 소리”라며 “북한은 가끔 정말 절실히 우리 도움이 필요할 때는 애들 문자로 ‘약을 올린다’”고 해석했다.

정 내정자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권정근 북미국장 명의로 한국정부를 향해 조롱과 막말을 한데 대해 “미국과 (비핵화 실무)대화가 안 풀리니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곧 만나자고 얘기했다. 트럼프도 ‘뷰티 풀 레터’라고 얘기했지만 앞으로 실무 협상이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에서 낮은 차원의 실무협상, 고위급회담, 그다음에 정상 회담으로 간다는 3단계 접근론을 얘기했다”며 “지금 미국은 ‘폼페이오-리용호 회담’을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북한이 한국의 약을 올려 미국이 단계를 복잡하게 하지 않고 바로 북미 정상 회담으로 갈 수 있도록 좀 설득해 달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미국이 이처럼 고위급회담 단계를 만들려는 배경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나가려 한다. 그런데 미국의 실무 관료들은 북핵 문제에 오랜 습관이 있다. 항상 북한의 선행동 후 보상을 (얘기한다)”며 “북한은 미국과 북한이 같이 주거니 받거니 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된다는 셈법인데 (잘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것 때문에 지금 북한은 다급하면서도 해법이 없다. 그걸 중간에서 누군가가 조정해 줘야 하는데 (중재를) 할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란 걸 그들이 너무 잘 알다”며 “(그래서 북한은 문 대통령을 향해 비난하는) 돌려차기의 선수”라고 했다.

또 정 내정자는 “권 국장은 (6.30 남북미 판문점 회동 3일 전인) 지난 6월 27일에도 거친 표현을 쓴 적이 있다. 이번에 좀 더 심하게 썼는데 이건 대내용”이라며 “하노이 회담이 김영철 주도로 준비가 됐다가 모양새 나쁘게 끝나지 않았나? 그런데 그 책임이 외무성으로 넘어왔다”고 얘기했다.

이어 “리용호 외무상이 ARF 회의에도 가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준비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미국이 지금 전혀 셈법을 안 바꾸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 몸이 달았다”며 “모든 시신경이 그쪽으로 집중돼 있을 것이다. 어찌됐든 금년 중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야 된다고 하는 절박감 때문에 외무성이 정신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이러한 태도가 ‘통미봉남’ 전략으로 해석한데 대해 “정확하게 말하면 ‘선미후남’이다”며 “미국과 대화를 통해 비핵화 과정이 시작되지 않으면 개성공단이든지 금강산 관광이든지 또는 우리 기업들의 대북 투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지금은 순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한국정부에 대한 조롱과 막말의 수위가 높은데 대해 “그게 너 그러지 말고 똑바로 해 하는 얘기다. 매사 왜 미국한테 물어보고 하느냐. 마음에 안 든다. 우리 민족끼리 하기로 약속을 했으면 그 정신에 입각해서 좀 해 줄 건 해 줘야 되는 거 아니냐. 4.27 판문점 선언이나 또는 9.19 평양 선언 이행을 적극적으로 해 달라 하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또 권정근 국장의 담화에서 “남북대화 꿈도 꾸지 말라”고 경고한 대목에 대해 “(남북 물밑 접촉) 그런 거 없다는 얘기는 뒤집어보면 물밑 접촉을 통해서 뭔가 조율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며 “또 이는 월권행위다. 북한 조직기구상으로 외무성은 남북 대화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는 점도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번까지 통전부가 북미 관계까지 좌지우지하지 않았나? 서열상으로 당의 통전부가 내각의 외무성보다 높다. 그러니까 남북대화는 통전부에서 거론할 일”이라며 “그러니까 지금은 외무성 중심으로 해서 북미 대화에 올인하겠다는 얘기다. 그래서 선미후남”이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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