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려움은 우리가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로 발전하는 디딤돌 될 것”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의 인터뷰를 보며 박수 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의 인터뷰를 보며 박수 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100년 전 독립운동의 길에 나선 우리의 선조들은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일’이라고 선언했다. 아주 준엄하면서도 품위 있는 자세”라며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우리의 대응자세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가진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는 주제의 오찬 행사 인사말에서 “국민들도 우리 경제를 흔들려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단호하면서도 두 나라 국민들 사이의 우호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성숙한 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는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나라와 나라 사이의 공존과 상생, 평화와 번영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잊지 않는다”며 “우리에게 역사를 성찰하는 힘이 있는 한, 오늘의 어려움은 우리가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로 발전해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평화’와 ‘인류보편 가치’에 입각한 대응방침을 얘기한 것이다.

또 문 대통령은 “이틀 후면 일흔네 번째 광복절을 맞이한다.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는 광복절이기에 더욱 각별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며 “100년 전, 선조들은 3.1독립운동으로 자주독립의 의지와 역량을 세계에 알렸고, 그 의지와 역량을 모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1독립운동으로 우리 국민들은 왕정과 식민지의 백성에서 공화국의 국민이 되었고,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기어코 독립을 이뤄냈다. 이제 우리는 당당한 경제력을 갖춘 나라가 됐다”며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한 나라로 동북아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74년 전 우리는 광복을 맞아 새로운 나라를 꿈꿨다.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렸다. 일본과도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의 관계를 맺어왔다. 일본이 잘못된 역사를 깊이 성찰하길 바라며,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기 위해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에 이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양국이 함께해 온 우호·협력의 노력에 비추어,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정부는 우리 기업과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가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을 제대로 예우하는 일은 한시도 게을리 할 수 없는 정부의 책무다. 독립유공자들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부심”이라며 “정부는 7월까지 5만 4,000여 유공자와 유족의 집에 국가유공자 명패를 달아드렸다.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존경의 표현”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애국지사 예우금 인상과 독립유공자 자녀와 손자녀에 대한 생활지원금 지급,보훈 가족의 자택을 방문하는 보훈복지서비스 개시, 국내 영주 귀국한 모든 해외 독립유공자의 유족들에 대한 주택 지원 등을 설명한 뒤 “우리 미래 세대들이 역사에서 긍지를 느끼고, 나라를 더욱 사랑하게 만드는 힘은 바로 보훈에 있다. 정부는 항상 존경심을 담아 보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100년 전, 선조들의 뜻과 이상은 아직 완전히 실현되지 못했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중대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고, 광복을 완성하기 위해 우리는 분단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국민의 하나 된 힘이 절실하다”며 “독립유공자와 유족들께서 언제나처럼 우리 국민의 힘이 되어주시고 통합의 구심점이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찬 행사는 “진정한 광복은 평화를 품은 새로운 100년”이라는 영상을 시청하면서 시작됐다. 뮤지컬 배우 홍지민 씨와 역사어린이합창단은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감동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독립유공자 홍창식 선생의 딸인 홍지민 씨는 ‘말하는 대로’와 뮤지컬 「맘마미아」 중 ‘댄싱 퀸’을 열창했다.

오찬에는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이 즐겨 드시던 특별 메뉴도 마련됐다. 김구 선생이 일제 경찰의 추적을 피해 휴대하기 편해 자주 즐겼다는 음식인 대나무 잎으로 감싼 ‘쫑즈’와 임시정부의 안살림을 책임졌던 오건해 여사가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대접했다는 간장으로 조린 돼지고기 요리 ‘홍샤오로우’가 제공됐다.

또한 각 테이블에는 독립운동 당시 사용되었던 태극기 6종을 꽃장식과 함께 배치해 오찬 행사의 의미를 살렸다. 태극기 6종은: ①남상락 선생의 자수 태극기 ②진관사 백초월 선생의 태극기 ③1923년 임시의정원 태극기 ④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 게양되었던 태극기 ⑤1941년 김구 선생 서명 태극기 ⑥1945년 광복군 서명 태극기 등이다.

오찬에는 생존 애국지사 아홉 분과 광복절 경축식 독립유공자 서훈 친수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독립유공자 후손이 초대됐다. 미국,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프랑스, 호주 등 해외 6개국의 독립유공자 후손 36명도 특별 방한해 참석했다.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인 황은주 여사도 참석해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후 안 의사 가족이 겪어야 했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했다. 유관순 열사 등과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서 ‘대한이 살았다’라는 노래를 지어 불렀던 심명철 지사의 아들 문수일 씨도 참석해 노래 가사를 낭송했다.

‘대한이  살았다’는 지난 2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음악감독 정재일 씨가 곡을 붙이고, 가수 박정현 씨가 노래, 전 피겨선수 김연아 씨가 내레이션을 맡아 음원으로 발표된 바 있다.

오찬 행사에는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홍재하 선생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앙(Jean-jacques Hong Fuan) 씨도 초대됐다. 장자크 홍 푸앙 씨는 “조국의 발전된 모습에 감동받았고, 내가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식에서 장자크 홍 푸앙 씨에게 부친 홍재하 선생의 훈장을 전수한다.

한편 문 대통령은 광복절을 맞아 생존 애국지사 33분께 보훈처를 통해 위문품을 전달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함께 보낸 카드에서 “애국지사의 삶은 잊지 말아야 할 과거이며, 마주하는 오늘이고, 마음에 영원히 담을 미래”라며 “3·1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국민과 함께 마음에 새기겠다”라고 전했다.

오찬 행사에는 생존애국지사, 유족, 포상친수자, 국적취득 독립유공자 후손, 국외거주 독립유공자 후손, 3.1운동 및 임시정부 기념사업추진위원장,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영훈 경호처장, 강기정 정무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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