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유화적이면서 우리에게 험악, ‘우리민족끼리’라면서 이런 식으로 하나?”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9일 북한의 대남 행보와 관련 “지금 진행되는 한미군사연습 내용으로 돌아다니는 소문을 보면 ‘북한한테 굉장히 자극적인 내용도 있다’”면서 한미군사연습의 실질적 내용이 북한을 자극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내정된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거듭된 한국정부에 대한 막말배경에 대해 “이번 훈련 성격은 미군이 가지고 있는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을 찾아오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북한으로선 전작권이 한국군한테 돌아오는 경우에 상당히 위협이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도 훈련 내용에 대해선 “지금 비밀이기 때문에 잘 모르는데 스텔스 F-35A 전폭기 같은 것은 지금 10대 들어왔다는데 앞으로 전부 더 들어오면 40대가 들어온다. 그러면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겁날 것”이라며 “그래서 그렇게 심하게 요구하는 것 같고, 계속 쏘아대고, 남한 당국과는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는 표현까지도 나오지 않았나?”라고 얘기했다.

이어 그는 “과거 ‘북한이 치고 내려오면 응전하면서 동시에 밀고 올라간다’는 개념으로 훈련을 쭉 해 왔었다. 그런데 이번 훈련은 수복응전 개념은 별로 없는 차원에서 훈련이 진행되지 않았나 내지 짐작할 뿐”이라며 “만약 그렇다면 북한이 굉장히 강하게 저항을 하고 반발하고, 남한 정부에 대해서 비판을 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6.30 판문점 회동 후 상황 전개와 관련 “6월 30일까지는 참 고맙고 좋았었는데, 미국이 그 6월 30일 이후에 잘 안 움직여주지 않는다”며 “한국은 작년 6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까지 했는데, 이번에 세게 나오니까 이거는 ‘미국보다는 한국이 주도하는 거 아니냐?’ 하는 생각에 이렇게 비판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에 대해선 “핵무기와 ICBM 같은 전략 무기는 어차피 지금 내려놓고 경제발전을 해야 되는데, 그러나 재래식 전력 면에서는 남쪽을 따라갈 수가 없기 때문에 모자란 부분을 메꾸기 위해서 이번에 (사거리) 200km에서 600km 이런 걸 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정 전 장관은 최근 남북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 대해 “북한 내부에 있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난 2월 말에 있었던 하노이 회담은 통전부의 책임자인 김영철 전 위원장이 좌지우지했던 회담 아닌가?”라며 “(김영철 라인에 대한 조사가) 8월 말 돼야 아마 그쪽 문자로 검열이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전부장은 장금철으로 바뀌었고 지금 감히 남북 대화를 할 수 있는 준비, 남북 대화 하겠다는 보고를 지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실제 남북 정상회담이 벌어지면 정말 많은 사람이 동원된다. 연설문 쓰는 사람, 의전 챙기는 사람, 정상회담이 보통 일인가? 통전부가 아직은 그것을 챙길 수 있는 인적 구성 조정이 덜 끝나지 않았는가?”라고 짚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선 대화할 의지를 계속 강조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한테는 그렇게 하면서 우리한테는 그렇게 험악하게 말하는 게 강자한테는 고분고분하고, 우리는 같은 민족, ‘우리 민족끼리’라는 말 누가 많이 쓰나? 우리 민족끼리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나? 그건 좀 북한이 비겁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정 전 장관은 나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한테는 저렇게 편지 보내고 미사일 쏘게 되는 이유까지 다 설명을 하면서, 그리고 이 훈련을 끝나면 바로 실무회담이라도 시작하자 하는 편지를 보내면서 우리한테는 그렇게 험악한 말을 쏟아내도록 지시를 했다”며 “그건 좀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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