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실망”, 美 국방부 “우려와 실망”
지소미아 결정 종료, 한미일 안보협력 중시하는 美 움직이게 하는 상황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22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 약 1시간 동안 만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다.[사진=청와대]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22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 약 1시간 동안 만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다.[사진=청와대]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는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을 종료 결정에 “우려와 실망”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미국 내에서 한일갈등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지소미아 종료가 한일갈등에 미국이 개입하는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셈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캐나다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각) 캐나다 외교장관과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질문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통화했다면서 “한국이 정보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우리는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일) 두 나라 각각이 관여와 대화를 계속하기를 촉구한다”며 “강경화 장관은 어제 일본 외무장관과 만났고, 이 문제를 되돌리려고 함께 노력하고 있었다”고도 했다. 당장은 한일이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어야 한다는 촉구다.

또 그는 “일본과 한국의 공동 이익이 중요하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고, 그것은 미국에게도 중요하다”며 “우리는 두 나라가 각자 관계를 정확히 옳은 곳으로 되돌리기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북한에 관한 맥락에서 매우 소중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전 세계에서 하는 일에 있어서도 중요하다”며 “그들은 모두 미국의 위대한 파트너이자 친구이고 우리는 그들이 함께 진전을 만들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미국 국방부 데이비드 이스트번 대변인은 이날 오전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첫 논평에서는 “한일 양국이 이견 해소를 위해 협력하길 권장한다. 양국이 이를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3시간 후 논평에선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하며 “한일과 가능한 분야에서 양자·3자의 국방·안보협력 추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는 일본에 경제보복에 대해선 한일 양국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뒤로 물러서면서도 지소미아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이 연이어 방한해 한국에 지소미아 유지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함에 따라 미국 정부는 일단 “우려와 실망”을 표명했지만 이제 한일갈등 중재에 직접 나서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지소미아 종료로 이어질 ‘한일 분쟁 2라운드’에 미국이 선수로 등판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국의 지소미아 결정 종료가 동북아 한미일 안보협력을 중시하는 미국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

미국 내 전문가그룹 내에서도 미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결정은 일본의 역내 역할에 대한 인식 문제가 한-미 동맹 조율에서의 견해차를 보여주는 이슈임을 보여준다”며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동맹들 사이의 협력을 증진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 과정으로 동맹들이 서로 협력을 최대화할 것을 계속 촉구해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 사이의 대화를 촉진하고 우리 모두가 핵심적 전략 이해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길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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