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보잉 787-9<사진=대한항공 제공>
▲ 대한항공 보잉 787-9<사진=대한항공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비행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 기내에서 승무원들이 기도가 막혀 호흡 곤란을 일으킨 어린 승객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23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18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떠나 오사카로 향하던 대한항공 KE739편 보잉777-200 항공기 기내에서 일본인 여자 어린이 승객이 갑자기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목을 부여잡았다.

옆에 앉은 아버지는 놀라 딸 입속의 이물질을 제거하려했으나 실패했고, 어머니는 큰 소리로 울먹이며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즉시 자리로 달려온 승무원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환자는 기도가 막혀 호흡 곤란이 심해졌고, 얼굴이 백짓장처럼 창백해지며 의식을 점차 잃어가기 시작했다.

객실 승무원들은 호흡곤란 환자에 하임리히법을 실시했다. 하임리히법은 양팔로 환자를 뒤에서 안 듯 잡고, 배꼽과 명치 중간 사이의 공간을 주먹 등으로 세게 밀어 올려 이물질을 빼내는 응급처치법이다.

상황 발생 직후 사무장은 기내방송을 통해 탑승객 중 의사가 있는지 확인했으나, 당시 항공기에 의사는 탑승하지 않았다.

사무장은 호흡 정지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급히 손을 쓰지 않는다면 뇌사나 사망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판단, 환자를 힘껏 일으켜 세우고 응급처치를 계속했다.

하임리히법을 멈추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려는 순간 환자의 호흡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흉부 쪽에서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소리가 작게 들림과 동시에 코와 입에서 ‘후’하는 소리가 난 것이다.

승무원들은 환자가 의식을 찾을 수 있도록 기내 뒤쪽 빈 곳에 눕힌 뒤 환자를 보살폈다. 환자는 승무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등 빠르게 정상을 회복했다. 환자의 기도를 막은 이물질은 빠진 어금니 유치로 확인됐다.

사무장은 운항승무원을 통해 휠체어를 탑승구에 대기시킬 것을 오사카 지점에 요청했으며, 기내 좌석 중 비어있는 가장 앞쪽으로 환자 일행이 앉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환자는 착륙 후 부축 없이 스스로 걸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지만, 대한항공 측은 즉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라고 안내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30여분의 긴박한 시간 동안 KE739편 객실 승무원들이 소중한 생명을 살려낼 수 있었던 것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기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응급 상황에 대비해 꾸준하게 훈련을 거듭해온 결과”라며 “모든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연 1회 정기안전교육을 통해 응급처치법, 심폐소생술 및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 실습 등 기내 항공 응급 처치와 관련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