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손보사 순이익 모두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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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임지현 기자]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5곳 중 4곳의 상반기 실적이 자동차와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로 무너졌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나 줄어든 4261억 원이었다. 투자영업이익도 12% 감소한 1조216억 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원수보험료 기준 매출액은 9조3323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2.1% 성장했다. 

현대해상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36.1% 감소한 2564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30.5% 줄어든 2519억 원이었다.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2.1% 증가해 6조5907억을 나타냈다.

DB손해보험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31.3%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대비 36%나 줄어든 2737억을 기록했다. 원수보험료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2.8% 증가한 6조 3869억 원이었다. 

KB손해보험도 상반기 순이익이 줄었다. 이 회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11.6% 줄어든 1662억 원이었다. 30%가 넘는 순이익 하락률을 보인 타 손보사에 비해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상위 5개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만 순이익이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4% 증가한 1880억 원이었고 원수보험료 기준 매출액도 11.9% 상승해 3조 8592억 원에 달했다. 채권 매각 등 처분이익 870억 원이 반영된 것이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손보사들의 이와 같은 실적 부진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 상승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상위 5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7~87%였다. 적정 손해율인 77~78%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유일하게 호실적을 나타낸 메리츠화재도 2분기 손해율이 11.8%p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상승한 요인으로 차량 정비수가와 부품비 인상, 육체노동자 취업 가능 연한 확대 등을 꼽고 있다. 손보사 측은 손해율이 악화하자 올해 1월과 6월에 각각 3%와 1.5% 수준으로 보험료를 인상했다. 하지만 이 조치가 손해를 상쇄하진 못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p 늘었다. 

국내 5대 손보사의 실손보험 청구 의료비 총액(급여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의료비 합산)은 지난해 4분기 2조2506억 원, 올해 1분기 2조 229억 원, 2분기 2조828억 원으로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37.9%, 19.3%, 24.1% 상승했다.

실손보험 청구액이 증가한 이유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강화 정책이 시행된 영향이 컸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의료 이용량이 급증했다. 또 비급여 진료가 급여로 전환되면서 비급여 진료가 늘어나는 ‘풍선효과’도 작용했다. 높은 수익을 가져오던 비급여 항목이 급여화되자 틈새영역에서 과잉진료가 일어난 것이 손해율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실적 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손보사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17.8%나 줄어들어 3조 2373억 원을 나타냈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 장기화와 자동차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악화된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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