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에 생산량 조절 밝혀…인력 조정 불가피할 듯
한국지엠, 창원공장 근무방식 변경 고려
쌍용차, 비상경영체제 돌입…노조 경영난 '공감'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난항을 겪는 국내 완성차업체에 구조조정 칼바람까지 불어닥칠 전망이다. 대내외적 악재로 생산량이 급감한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지엠 등은 덩치를 줄이며 숨고르기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노동조합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27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최근 노조 대의원 등과 회의를 갖고 부산공장 생산량 조절과 이로 인한 인력 조정 계획 등을 설명했다. 현재 약 60대인 시간당 차량 생산 대수(UPH)를 45대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생산량이 25%가량 줄면 생산직 근로자 약 1800명 중 20%에 달하는 400여 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올해 닛산 로그 배정 물량이 줄어들고 내년 이후 수출물량 확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산공장 작업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올해 상반기 내내 2018년 임단협을 놓고 부분 파업을 벌였다. 노조의 부분파업이 길어지면서 르노삼성의 올해 1~7월 생산량은 9만88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1% 줄었다. 북미 수출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량도 연 10만 대에서 올해 6만 대로 줄었다. 닛산 로그 위탁생산 계약은 올해 종료된다.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 후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의 유럽 수출물량을 배정받아 부산공장 생산량을 최대한 유지한다는 계획이지만, 르노그룹은 아직까지 ‘노사 관계 안정’을 이유로 물량 배정을 확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부산공장 전체 생산량 21만 대의 절반을 차지했던 닛산 로그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다면 생산절벽을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인력 조정에 대한 세부 사항은 다음달 9월 임단협 협상을 시작하며 노조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측이 2012년 이후 7년 만에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회사의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며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줄리안 블리셋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사진=한국지엠 제공>
▲ 줄리안 블리셋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사진=한국지엠 제공>

지난 5년간 총 4조4000억 원의 적자를 낸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 임원 대상 희망퇴직 등을 단행하며 경영 정상화를 꾀하고 있지만 판매 부진이 계속되면서 어려움 겪고 있다. 한국지엠의 올해 1~7월 완성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7.2% 줄었으며 특히 내수 판매량은 17.8% 급감했다.

판매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한국지엠은 창원공장의 주야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한국지엠 노조는 임금 인상과 함께 인천 부평2공장·부평 엔진공장·창원공장 등에 대한 장기적인 운영 계획을 사측에 요구하고 지난주부터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다.

줄리안 블리셋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지난 22일 한국지엠 사업장을 방문해 “회사가 중대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차질 없이 이행하가고 있는 만큼, 모든 임직원이 회사의 현재 경영 여건을 인지하고 한 팀으로 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지만 노사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2016년 4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쌍용자동차도 임원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이달 중 임원 20% 축소, 임원 급여 10% 삭감 등을 단행할 예정이다.

쌍용차의 올해 1~7월 내수 판매는 6만4657대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지만, 해외 판매는 12.3% 감소한 1만6406대에 그치면서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769억 원으로 지난해 387억 원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이에 쌍용차는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했다. TF팀은 인건비, 생산구조 등 전 부문에 대한 효율성을 진단하고 고강도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지난달 말 임직원 담화문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쇄신을 단행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쌍용차는 다른 완성차 업체와 달리 ‘노조 리스크’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 2일 국내 완성차업체 중 가장 먼저 2019년 임단협을 타결했다. 10년 연속 무분규 합의다. 쌍용차 노조는 사측의 자구계획안에 공감하고 동참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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