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점수 못줘, 의혹 사실 아닐 수 있다 인정하면서도 사퇴 요구”
“수시합격 위한 준비 과정 파헤쳐보면 각종 의혹에 자유로울 사람 별로 없을 것”

<사진=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페이스북>
▲ <사진=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페이스북>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울대 총학생회의 입장문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을 가하며 “좋은 점수는 못 주겠다”고 밝혔다.

우 교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대 총학생회 입장문이 C+ 인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자료조사, 논리성, 설득력, 창의성, 완성도 등을 보니 좋은 점수는 못 주겠다”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이어 “대표성의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대 구성원은 학생, 교수, 직원이다. 서울대 ‘일부’ 구성원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 후보자 딸의 논문‧입시 특혜 논란 등의 의혹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 “의혹만으로 대학생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는 기술은 그 분노가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이라는 인상을 준다”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분노의 원인이 단지 다수의 의혹 때문이라고 제시하면 글의 핵심 논지의 설득력이 떨어지고 반대로 감정적 대응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기 때문에 자폭이 된다”면서 “이 입장문의 가장 큰 논리적 약점은 의혹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퇴를 요구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우 교수는 “약점을 피하기 위해 조 후보자의 답변 거부를 주장하지만 그건 사실관계 왜곡”이라며 “결국 사퇴 요구가 핵심 주장이지만 사퇴해야 하는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학생들과 동문은 한국에서 그 누구보다 가장 특혜를 받은 사람들이다. 불법이나 편법으로 입학하지 않았다고 해도 수시합격을 위해 부모가 인맥과 정보력과 재력을 총동원해 수년간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을 파헤쳐본다면 각종 의혹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자기 실력으로 서울대에 왔다는 떳떳함보다는 알게 모르게 누군가의 기회를 내가 대신 받았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겸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여러분이 느끼는 부조리에 대한 분노는 의혹만 있는 조 후보자를 향할 것이 아니라 어쩌면 여러분을 오늘 이 자리에 있게 만든, 알게 모르게 악용한 입시제도의 부조리를 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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