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무산·임명 강행 가능성 커져...민주당 ‘국민청문회’ 카드 꺼내나
與 “가족 증인 반인륜적...반드시 9월 2~3일 청문회 해야”
野 “가족은 핵심 증인...청문회 순연될 수밖에 없어” 법사위 1분 만에 산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조국 법무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어머니,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을 두고 여야가 한 치도 물러나지 않으면서 청문회 일정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청문회가 무산될 가능성도 크다.

여야는 30일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두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증인·참고인 채택과 청문회 실시를 의논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도 멈춰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가족을 증인으로 세우는 것은 반인륜적이라며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가족을 증인으로 요구하는 것은 야당이 청문회를 사실상 ‘보이콧’하려는 의도라며 비난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가족이 핵심 증인이며, 민주당이 ‘맹탕청문회’를 하려는 속셈이라고 거세게 밀어붙였다.

또한 민주당은 반드시 9월 2~3일 청문회를 열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한국당의 경우 12일까지 개최할 수 있다며 느긋한 입장이다. 추석 연휴까지 ‘조국 정국’을 끌고 가는 것이 야당에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법상 20일 안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는 경우 열흘 이내의 기간을 정해서 청문보고서를 다시 요구하게 돼 있다”며 “12일까지 얼마든지 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부터는 대통령과 정부의 시간”이라며 “우리 맘대로 사용할 수도 없고 사용해서도 안된다”고 첨예하게 맞섰다. 

청문회가 3일까지 이뤄지지 못하고, 청와대가 청문회 연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청문회가 무산될 경우 민주당은 당초 밝혔던 ‘국민청문회’ 카드를 다시 꺼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예측에 대해 야당은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분만에 산회됐다 <사진=연합뉴스>
▲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분만에 산회됐다 <사진=연합뉴스>


법사위 1분 만에 산회...여야 공방 계속

가족 증인 채택을 놓고 국회 법사위는 멈춘 상태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고, 11시 8분쯤 회의가 개회됐으나 곧바로 산회됐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지역일정으로 자리를 비웠고, 한국당·바른미래당·대안정치연대 의원들은 모두 불참했다. 김도읍 한국당 간사가 위원장석에 앉았으나 김 간사는 “민주당 측에서 개의를 요구했으나 간사 간 합의된 의사일정 등 안건이 없으므로 회의를 마치겠다”며 1분 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민주당 의원 측은 “이게 뭐하는 거냐”며 강력히 반발했다. 송기헌 민주당 간사는 “김 간사가 회의를 열자마자 바로 산회하는 것을 보면 2~3일 청문회를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표창원 의원 역시 “가족을 불러 여론재판을 하며 망신주고 흠집내지 않으면 청문회를 하지 못하겠다는 태도”라고 반발했다. 

김도읍 간사는 산회 후 기자들을 만나 “누누이 말했지만 핵심증인이 없는 맹탕청문회는 할 수 없다”며 “가족과 특감반원 등 핵심증인 채택은 양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양보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간사는 “민주당이 오늘 갑자기 개회요구를 한 것은 정치공세를 펼 뿐만 아니라 증인·참고인 채택의 건을 미뤄두고 인사 청문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만 처리해보려는 속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입장변화가 없으면 (민주당 간사를) 만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주말에 증인·참고인 채택 합의가 되더라도 국회법에 따라 송달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인사청문회가 순연될 수밖에 없다고도 설명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간사도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은 야당 때문에 청문회가 무산된 것처럼 허위사실로 야당 탓을 하면서 국민을 속이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 간사는 “야당은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무산되기를 바라지 않으며, 조 후보자와 그 가족들이 청문회에 나와 국민적 의혹에 대해 낱낱이 진실을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절차는 중단된 것이 아니라 계속 진행 중에 있다. 만약 청와대가 조 후보자에 대해 임명을 강행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국민적 저항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2,3일은 이미 늦었다. 청문회 날짜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도 설명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후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박했다. 그는 “청문회 개최가 불투명하다. 한국당의 보이콧이 노골화 됐다”며 가족을 증인으로 요구하는 것은 “청문회를 하지 않으려는 생트집”이라고 격하게 반발했다.

이 원내대표는 “가족 증인의 채택은 비인간, 비인륜, 비인권적, 패륜적”이라며 “가족에 대한 망신과 조롱, 신상털기로부터의 능멸을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반드시 9월 2~3일 청문회가 개최돼야 한다”며 “보름이 넘게 조 후보자에게 쏟아부었던 자한당의 공세가 가짜뉴스, 의혹부풀리기인지 진실인지 한국당이 입증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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