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슈진 등 이슈로 업종 전체 동반 추락

의약품을 연구 개발하는 충북의 한 벤처기업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작업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 의약품을 연구 개발하는 충북의 한 벤처기업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작업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임지현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제약·바이오기업 지수가 26%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코스피 바이오 기업 43곳으로 구성된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26.56% 하락했다. 이 기간 해당 기업의 시가 총액은 81조 2935억 원에서 60조 7805억 원으로 20조 5130억 원 쪼그라들었다.

또 코스닥 제약·바이오 기업 84곳으로 구성된 코스닥 제약지수 역시 지난해 말보다 25.69%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30조 2433억 원에서 24조 1896억 원으로 6조 537억원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시가총액 감소액(17조 3870억 원)의 34.82% 해당하는 규모다.

코오롱티슈진을 비롯해 신약 개발로 주목 받던 신라젠, 에이치엘비 등이 연이어 실망스러운 임상 결과를 나타내면서 제약·바이오 업종 전체가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이다.

특히 ‘꿈의 신약’이라고까지 불리던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제작사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인보사는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나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 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나 허가가 취소됐다. 신장세포는  종양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26일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거래소는 “설령 고의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바이오 전문기업으로서 코오롱티슈진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번 결정은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과정의 일부로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재판으로 치면 3심제 중 1심에 해당한다.

거래소는 오는 9월 1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2차 심사를 할 계획이다.

그러나 2차 심사에서도 1차 때와 같은 심사 기준(사안의 중대성·고의성·투자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적용돼 객관적인 상황 변화가 바탕이 되지 않는 한 1차 판정이 뒤집힐지는 미지수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 제약업체들은 아직 글로벌 3상 및 신약 상용화 성공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며 “글로벌 3상 단계에 있는 주요 물질인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 신라젠의 펙사벡 등이 연이어 임상 중단 및 목표치 달성 실패를 겪으며 우려를 키웠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제약·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는 실적 등 기업 펀더멘털보다 신약 개발 대한 기대감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보다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신약 개발 업체들은 이렇다 할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고공행진했다가 악재가 터지면 추락하는 모습을 반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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