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도덕은 법의 최소한이며 합법이라 해서 정의롭지 않아”

고려대 3차 촛불집회 공지 포스터<사진=집회 집행부>
▲ 고려대 3차 촛불집회 공지 포스터<사진=집회 집행부>

[폴리뉴스=이경민 수습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 비리 의혹을 놓고 두 차례 촛불집회를 열었던 고려대 학생들이 6일 고려대 안암캠퍼스 민주광장에서 세 번째로 촛불을 들었다.

앞선 두 차례의 집회에서 조 후보자 딸의 입시 의혹에만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이번 집회에서는 조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가 크게 성토되며 법무부장관직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집회에 모인 고려대 학생들은 “정의(正義)의 죽음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그 말에 대답 가능하냐”며 현 정부여당을 성토했다.

학생들은 이어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며 합법이라 해서 도덕적이고 정의롭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며 “‘조적조’라는 말처럼 과거 자신의 말이 자신을 공격하는 양상인데 이는 도덕적 잣대가 이중적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품게 한다”며 조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살아있다고 말한 정의가 사실 이미 오래전 숨을 거뒀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면서 “정의를 부르짖는 2030을 그저 도구로 이용했고 사실 정의는 오래전 숨을 거뒀음을 다시 확인하였다”고 외쳤다.

고려대 학생들이 검은 우산을 쓴 채 행진을 하고 있다.<사진=폴리뉴스 이경민 수습기자>
▲ 고려대 학생들이 검은 우산을 쓴 채 행진을 하고 있다.<사진=폴리뉴스 이경민 수습기자>

학생 참가자들은 이후 검정색 수의를 대신하는 검정 우산과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새겨진 액자를 든 채 캠퍼스를 돌며 정의가 죽었다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퍼포먼스 이후 연사로 나선 고려대 학생 A씨는 “수시와 정시 둘다 경험한 세대로서 입시제도에 문제가 없다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떤 입시제도든 자기소개서에 허위사실을 써도 된다고 한 적은 없다”면서 “부모의 사회적 인맥을 이용해 허위 스펙을 기재한 개인을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조 후보자와 조 후보자의 딸 조 씨를 규탄했다.

형광봉을 든 학생 집행요원<사진=폴리뉴스  이경민 수습기자>
▲ 형광봉을 든 학생 집행요원<사진=폴리뉴스  이경민 수습기자>

이날 집회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 진행됐다. 학생 진행요원들이 형광봉을 들고 다니며 집회 참가자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체크하고, 현장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방문 경위를 물어보는 등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치 편향 논란’ 등에 예민한 모습이었다.

실제로 집회 초반 “‘군중’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공포 때문에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다”면서 “1,2차 집회 참여했던 학우들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와 외모 평가까지 하는 그런 상대편에게 돌을 던지는 군중이 우리를 두렵게 한다”는 학생들의 외침이 있을 정도였다.

집회를 구경하러 왔다는 고려대 학생 B씨는 “최근 이슈가 워낙 많아 내용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큰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의 사퇴 거부 의사 표명 및 정치권의 여러 갈등 양상과 제13호 태풍 ‘링링’의 북상으로 인한 기상여건 등 집회의 흥행이 저조하리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60여명이 모인 2차 촛불집회보다 조금 더 많은 1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이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공정과 정의를 말하면서도 저와 제 가족이 과분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았다”며 사과하면서도 법무부 장관직 사퇴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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