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볼턴 경질, 놀랍지 않다”, 북미협상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경질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 왼쪽)이 지난 7월 24일 방한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회동했다.[사진=청와대]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경질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 왼쪽)이 지난 7월 24일 방한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회동했다.[사진=청와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한문제 등 미국 대외정책에서 호전적인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해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어젯밤 존 볼턴 보좌관에게 그의 복무가 더 이상 백악관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며 “나는 그에게 사직을 요구했고 사직서는 오늘 아침 내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존의 복무에 매우 감사하다”며 “새 국가안보보좌관을 다음 주 지명할 것”이라고 조만간 신임 안보보좌관을 선임할 것임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경질한 배경에 대해 “행정부 안의 다른 사람들이 그렇듯 나는 그의 제안들 중 많은 것에 크게 의견이 달랐다”고 했다. 북한, 베네수엘라,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 미국의 주요 대외정책 추진과정에서 볼턴 보좌관과 자신의 뜻이 배치됐다는 뜻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주요 대외정책 고비마다 미 행정부 내에서 볼턴 보좌관의 강경 노선으로 미 행정부 내에서 불협화음이 많았고 이로 인해 그의 경질은 예상됐다는 반응이다. 지난 6월30일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 당시 볼턴 보좌관은 몽골 방문길 나섰지만 핵심적인 현안에서 배제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볼턴 보좌관 해임 직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함께 트럼프 프 대통령의 새 행정명령 브리핑을 한 자리에서 볼턴 보좌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모두 (대통령에게) 솔직한 의견을 내놓는다. 볼턴과 내가 의견이 다른 적이 많았다. 사실이다”라고 말해 그간 볼턴 보좌관과 불협화음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또 그는 ‘볼턴 보좌관의 사임을 몰랐느냐’는 질문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고 해 브리핑에서 웃음이 터졌고 므누신 장관도 웃는 모습을 보였다. 볼턴의 경질은 예상된 것이며 폼페이오 장관이 미 행정부 내부의 권력게임에서 승자로 등극했다는 해석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볼턴 보좌관은 그동안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이란, 북한 등의 문제에서 호전적이며 강경한 입장을 주도해왔다. 리비아식 ‘일괄타결’을 주장해 북한을 자극했고,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두로 정권 압박을 지휘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 이란에 군사공격을 주장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호전광’이란 핀잔을 듣기도 했다. 최근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철군 방침에 반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볼천 보좌관의 사임은 가시권에 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결렬로 이끈 핵심 인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북미 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북미협상에 볼턴 보좌관 배제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따라서 북한의 9월 하순 북미협상 복귀에도 명분을 제공한 셈이다.

한편 호건 기들리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찰리 쿠퍼만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대행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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