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 대상, 총선 불출마 의사’ 확인 작업 착수
“중진 너무 많아 자리 내줘야, ‘86세대’도 이번에 힘들 것”
유은혜 김현미 등 장관 겸직 의원 불출마 가능성 거론
‘친문’ 양정철 백원우 불출마 뜻 전해, ‘대대적 물갈이’ 명분 마련 효과

더불어민주당이 18일 국회에서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사진=민주당>
▲ 더불어민주당이 18일 국회에서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사진=민주당>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중진‧86세대(80년대 학번·1960년대생)’ 용퇴론이 거론되면서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 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이 현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 확인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역 ‘물갈이’ 수준에 설왕설래하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이달 초 국회의원 평가 시행세칙 4조 ‘차기 선거 불출마자는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에 따라 소속 의원실에 공문을 보내 “국회의원 최종 평가를 앞두고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없거나 출마할 의사가 없는 국회의원은 객관적으로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문서를 공직자평가위로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해찬 대표는 그동안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공천 룰에 현역 의원 전원 경선 원칙과 정치 신인 우대 내용이 담겼다는 점에서 현역 대폭 물갈이와 세대교체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내에서는 ‘중진 물갈이론’ ‘86세대 용퇴론’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17일 한 언론을 통해 “당에 3선 이상 중진이 너무 많다. 당의 활력을 위해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며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86세대’도 이번에는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 이해찬 이미 불출마 선언, 중진 불출마 선언 폭은 어느 정도...
    장관 겸직 유은혜 김현미 등 불출마 가능성 거론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해찬 대표(7선, 세종시)가 이미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현재는 무소속 신분인 민주당 출신 문희상 국회의장(6선, 경기 의정부시갑)도 불출마할 것이 확실시된다. 5선 중진 원혜영(경기 부천시 오정구) 의원도 총선 불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 중에는 서형수(경남 양산시을) 의원과 김성수(비례대표)·제윤경(비례대표) 의원도 이미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원혜영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공식적으로 확정하고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불출마를 고민 중”이라며 “연말 전에 입장을 정리해 너무 늦지 않게 공식적으로 결정한 뒤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의원은 “다른 계획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오래전부터 20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의정활동을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주위에서 21대 국회에서 역할이 필요하다는 권유가 있어 그런 것들을 감안해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직 의원과 장관을 겸직하고 있는 박영선(4선, 서울 구로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진영(4선, 서울 용산)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3월 개각에서 장관으로 발탁되면서 총선 불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청와대는 당시 브리핑에서 “박영선·진영 의원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개각 명단에서 빠진 유은혜(재선, 경기 고양병)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현미(3선, 경기 고양정) 국토교통부 장관의 총선 불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두 장관은 올 연말께 당에 복귀해 총선 출마 준비할 것이라고 전망됐었다.

일부 언론은 18일 여권의 한 핵심인사의 “최근 두 사람이 불출마를 결정하고 민주당 지도부와도 입장을 공유한 것으로 안다”는 발언을 보도하며 총선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유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협의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보도에 대해 “제 의사에 대한 확인 과정이 없이 보도된 것”이라며 “지금 이야기할 시기가 아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누차 반복적으로 말씀드려왔는데, 지금 출마와 불출마를 제가 결정해서 이야기할 시기도 아니고 상황도 아니라고 본다”며 “거취 문제는 임명권자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고, 오늘 보도는 그런 결정이 제 의사를 확인해서 나간 것이 아님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 측도 “김 장관의 출마 의지는 확고하지만 임명권자의 뜻을 따른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7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총선에 나갈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며 총선 출마 의지를 나타냈었다.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김현미 장관은 (불출마 의사를 전달한 것이) 맞는 것 같다. (이 대표가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은혜 장관의 경우 약간 변수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이재정‧이해식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유은혜 김현미 총선 불출마’ 관련 기사는 사실무근임을 알려드린다”고 수습에 나섰다.

▲ ‘친문’ 양정철 백원우도 ‘이해찬 노영민’에 불출마 의사 밝혀
    TK ‘전략공천 1호 인사’ 거론되던 김수현 “고민 많이 했지만 출마 감당 어려워”

이와 함께 총선 공천 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공천이 청와대 출신들을 중심으로 한 ‘친문(친문재인) 일색’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던 상황에서 ‘친문 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백원우 부원장이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도 총선 불출마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 원장은 박영선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 출마 가능성이 제기돼왔고 백 부원장은 자신의 기존 지역구였던 경기 시흥갑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양 원장과 백 부원장은 최근 이해찬 대표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총선 불출마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연구원 관계자는 “양 원장은 선거에 나서지 않고 당의 총선 승리에 전념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청와대 출신 다수가 총선에 출마하는 상황에서 가장 상징적으로 주목받는 본인이 불출마하는 것이 오해를 불식할 수 있다는 생각도 있다”며 “백 부원장 비슷한 취지로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친문 핵심 인사들이 총선에 불출마 할 경우 공천이 ‘친문 일색’으로 이뤄진다는 당내 불만을 잠재울 수 있고, 대대적 물갈이 명분도 마련해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TK(대구·경북) 공략을 위해 ‘전략공천 1호 인사’로 거론되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개각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거론됐으나 이 대표의 요청에 따라 개각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당으로부터 구미 또는 대구 지역 출마를 강하게 권유받았던 것이 사실이다”며 “고심을 거듭했지만 제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일이라 판단했다”면서 총선 불출마 결심을 밝혔다.

김 전 실장은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깊은 고민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이기 때문에 바꿀 여지는 없다”고 덧붙였다.

▲ 당내 반발 움직임도 “누가 무슨 권리로 불출마 강제하나”
   이해찬 “이상한 뉴스에 흔들리지 말라, 총선까지 객관적 당 운영”

민주당 내에서는 ‘물갈이’ 움직임에 반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천시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는 4선으로 대표적 ‘86세대’인 송영길 의원에게 이 대표를 비판하는 문자 메시지가 온 장면이 포착됐다.

이 문자에는 ‘민주정치에서 결격사유가 있거나 물의를 일으켜 해당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누가 무슨 권리로 불출마를 강제하나. 3선 이상이 너무 많고 386세대를 언론에 흘리는 걸 보니 이해찬이 명분을 만들어 감정을 앞세울 수 있다’ ‘이해찬이 대표 될 때부터 분노조절이 잘 안되는 사람이라 이한구(옛 새누리당 전 의원)처럼 공천 파동을 염려했는데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내용이 담겼다.

송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민주당은 원팀이고 내년 총선 또한 원팀으로 승리할 것”이라며 “이유야 어찌 됐든 제 부주의로 이런 내용이 보도돼 유감스럽다. 어제 이 대표 측에도 상황을 설명해 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중진과 ‘86세대’를 겨냥한 ‘물갈이론’이 거론되자 이해찬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 인사말을 통해 “언론에 보도되는 이상한 뉴스가 있는데 흔들리지 말라”며 “아주 민주적으로, 객관적으로 총선까지 당을 잘 운영하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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