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경제하강하면 연속적 금리인하 적절하지만 그런 상황 아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약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하했다. 현재 한미 간 금리차는 0.50%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예상했던 바에 부한한다”며 “연준의 이번 금리 인하는 여타국들이 통화정책의 부담을 더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 연준은 18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기존 기존 2.00~2.2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내렸다.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0명의 위원 중 7명이 찬성한 결정이다.

앞서 연준은 2018년 3월과 6월, 9월, 12월 등 지난해 네 차례나 기준금리를 올렸고, 2019년 1월과 3월, 6월 등 올해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다 지난 7월 10년 7개월 만에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날 금리를 내린 건 약 두 달 만의 일이다.

연준은 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미한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망을 위한 글로벌 전개 상황에 대한 ‘함의’에 비춰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활동의 지속적인 확장과 강력한 노동시장 여건 유지, 대칭적인 2% 목표 주변(2%에서 조금 낮거나 높은 범위)에서의 인플레이션 형성이 유력하다는 FOMC의 견해를 지지한다”면서도 “이러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며 지난번 금리 인하 배경과 같은 설명을 되풀이했다.

불확실성의 근거로는 “가계 지출이 강한 속도로 증가했지만, 기업 투자와 수출이 약화했다”며 “지난 12개월간 전반적인 인플레이션과 음식,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도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고 언급했다.

즉 미국 경제가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불확실성 및 위험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뜻이다.

연준은 또한 성명에서 “향후 기준금리 방향을 고려함에 있어서 경기 전망을 위한 향후 정보의 함의에 대한 관찰을 지속하고,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인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위험에 맞서 보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 7월 금리인하와 마찬가지로 ‘보험성 인하’임을 강조했다.

이어 “만약 경제가 하강하면, 더욱더 폭넓은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그것(경기 하강)은 우리가 보고 있다거나 예상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연준은 이날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력하고, 경제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증가해왔다”며 “일자리 증가는 최근 몇 달 동안 평균적으로 견조하고, 실업률도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앞으로의 금리 경로에 대해선 FOMC 위원들 간 견해도 엇갈린다.

향후 금리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점도표(dot plot)를 보면 파월 의장을 포함한 17명의 위원 가운데 5명이 올해 현 수준에서의 금리 동결을, 7명이 한차례 인하를, 5명이 한차례 인상을 점쳤다.

내년 금리전망은 2명이 동결을, 8명이 한차례 인하를, 6명이 한차례 인상을, 1명이 두 차례 인상을 말할 정도로 이견이 컸다. 점도표는 17명의 연준 위원들이 예상하는 특정 시기의 금리 수준을 무기명으로 적은 표다.

또한 위원들은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지난 6월 2.4%에서 1.9% 내려 잡았다. 연준이 이날 기준금리를 1.75~2.00%로 인하한 만큼 올해 추가 인하 여지가 거의 없다는 의미다.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도 1.9%로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2.2%로 올려잡았다. 2020년에는 기존대로 2.0%를 유지했고, 2021년에는 기존 1.8%에서 1.9%로 상향 조정했다. 실업률은 기존 3.6%에서 3.7%로 소폭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과 음식,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기존대로 각각 1.5%와 1.8%를 유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중구 한국은행으로 출근하며 미국의 금리 인하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중구 한국은행으로 출근하며 미국의 금리 인하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한미 금리차는 0.50%로 좁혀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했던 바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준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입장을 그대로 유지함에 따라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 연준에 대한 고려는 이전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의 이번 인하는 여타국 입장에서 보면 통화정책의 부담을 더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이 경기확장세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 추가 인하 여지를 닫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은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고려할 주요 변수가 무엇이냐는 물음엔 “대외 리스크가 어떻게 전개될지,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겠다”며 “미중 무역분쟁에 더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곳곳에서 높아졌다”고 답했다.

이어 “유가는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중동사태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아프리카돼지열병 문제는 아직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당장 고려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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