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례 살인 사건 중 5, 7, 9차 사건 증거물 DNA와 일치
공소시효 2006년 만료...처벌 불가능
1994년 성폭행·살인 혐의로 ‘무기징역’ 수감 중...1차 조사에서 혐의 전면 부인

 1980년대 일어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33년 만에 드러났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사진= 연합뉴스>
▲  1980년대 일어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33년 만에 드러났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사진= 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1980년대 일어난 최악의 미제사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33년만에 밝혀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8일 DNA 분석기법을 통해 당시 10차례의 살인사건 중 3차례 사건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용의자 이모씨(56)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소시효가 2006년 4월 2일 만료돼 화성연쇄살인 사건으로는 이 씨를 처벌할 수 없다. 

경찰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용의자 이모씨(56)의 DNA가 화성연쇄살인 사건 중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3차례 사건은 5, 7, 9차 사건이다.

이 가운데 9차 사건에서는 피해여성의 속옷에서 이 씨의 DNA가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핑을 주재한 반기수 2부장은 이 씨가 당시 수사 선상에 올랐었는지, 현재 어떤 범죄를 저질러 수감 중인지 등 이외 사안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답할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반 2부장은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는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하나의 단서”라며 “이 단서를 토대로 기초수사를 하던 중에 언론에 수사 사실이 알려져 불가피하게 브리핑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공소시효가 만료된 이후에도 관련 제보를 접수하고 증거를 분석하는 등 수사를 계속해왔다. 반 2부장은 “지난 해 미제사건 수사팀에서 과거 확보 중이던 다른 미제사건 증거물을 국과수에 감정 의뢰한 결과 범인을 특정한 사례가 2건 있었고, 이를 계기로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이 씨는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 및 살인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그는 1993년 12월 아내가 가출한 후 앙심을 품고 다음해 1월 충북 청주 흥덕구 자택에 방문한 처제를 성폭행 후 살해했다.

이 씨는 이후 대법원에서 형을 확정 받고 1995년 10월 23일부터 25년째 수감 중이다. 부산교도소에 따르면 이 씨는 ‘1급 모범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태안읍에서 이모씨(71)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1991년까지 총 10명의 10대~70대 여성이 살해된 사건이다. 동원된 경찰 연인원만 205명에 달하며, 수사대상자 2만 1280명, 지문대조 4만 116명에 이르는 등 대형 장기미제 사건이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