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 이재명 경기지사 탄원서 대법원 제출 논란
의사협회 “보수단체 행각, 의료기관 내 폭력과 다를 바 없어”

 20일 오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브라이언 D. 올굿 육군 병원 개원식에서 이국종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이 생각에 잠겨있다<사진=연합뉴스>
▲  20일 오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브라이언 D. 올굿 육군 병원 개원식에서 이국종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이 생각에 잠겨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이경민 기자] 중증 외상 분야 전문의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국종 교수가 자신을 규탄하는 보수단체의 집회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 발언을 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보수단체가 “범죄자 이재명 선처해달라며 탄원서 제출한 이국종 교수를 규탄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 교수가 근무하는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 앞에서 시위를 벌였는데, 시위의 대상자인 이 교수가 현장에 나타난 것이다.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위한 탄원서를 이 교수가 대법원에게 보낸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정치 편향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이국종 교수, 자필 탄원서 통해 이재명 선처 요청…“탄원서 자주 쓰는 노가다 의사”

이 교수는 지난 19일 10쪽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통해 “중증외상환자를 위한 중단 없는 도정이 중요하다”면서 이 지사에 대한 사법부의 선처를 요청했다. 이 교수는 “선진국형 중중외상환자 치료체계 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현직 도지사에 대해 대법관 분들이 베풀어 주실 수 있는 마지막 관용인 동시에 여러 중증외상환자를 위한 중단 없는 도정을 위한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후 집회 장소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발언이 있다. 학자적 양심을 지키라고 말했지만 사실 나는 욕 먹으며 일하는 ‘노가다’ 의사에 불과하다”면서 “오해가 있는데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평소 탄원서를 많이 쓴다. 가난한 환자가 병원비를 못 내면 보건복지부, 심사평가원에도 맨날 탄원서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국종, “징계 요구시 나를 자를 것” 발언도

이어 “이국종을 규탄하는 건 괜찮은데 환자 외래 공간 앞에서 하는 건 아니다. 여러분이 잘못한 건 아니고 제게 그냥 바로 말하면 된다. 자괴감이 많이 든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저에 대한 징계 요구를 하신다고 했는데 좋은 아이디어이다"라며 "의료원(아주대병원)에 가면 나를 자르지 못해 안달인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 일로 징계를 요구하면 그걸 근거로 저를 자를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의사협회(의협)은 이날 성명을 내 “진료를 방해하고 환자 생명을 위협한 보수단체의 이국종 교수 비판 집회를 규탄한다”며 “진료 중인 의사를 대상으로 의료기관 앞에서 벌어진 이와 같은 시위 행위는 의사의 진료 행위를 방해하고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사실상 의료기관 내 폭력과 다를 바가 없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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