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신도시에 공급된 141곳 주택용 택지 중 26곳이 초기 계약자 아닌 다른 사업자에게 전매 돼
호반건설 관련 전매만 9건, 전체 전매의 35%에 달해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윤관석 의원실 제공>
▲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윤관석 의원실 제공>

[폴리뉴스 노제욱 기자] 2기 신도시에 공급된 141곳의 주택용 택지 중 26곳의 택지가 최초 계약 사업자가 아닌 다른 사업자에게 전매됐으며, 최초 토지 공급부터 분양까지 평균적으로 최소 2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남동을, 국토교통위 간사)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2기 신도시 공동주택용지 공급현황” 자료에 따르면 위례, 김포한강, 화성동탄2를 비롯한 11곳의 2기 신도시에 공급된 공동주택용지 141곳 중 26곳이 전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매된 토지의 면적은 1221㎢(370만 평)에 달하며, 토지공급 금액은 2조5000억 원에 이른다.

2기 신도시에 공급된 주택용 택지의 전매가 빈번하게 이뤄진 이유는 토지 공급 사업자에 대한 제한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주택건설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토지를 분양받을 자격이 있었고 전매제한 기간도 없었다. 때문에 청약신청이 과열됐고 지난 2015년에는 경쟁률이 평균 146:1에 달하기도 했다.

최초 토지 공급부터 분양까지의 기간도 상당히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윤 의원은 “2기 신도시의 경우 계약일부터 잔금 납부까지 평균 600일가량 걸렸으며, 김포한강신도시에서는 최대 1581일이 걸린 사례도 있었다”며 “실제 공급부터 분양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2년, 최장 5년 이상 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2016년 제도를 개선했으나 여전히 전매가 이뤄지고 공급계약에 주택 공급시기가 명시돼 있지 않아 생기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제도상으로는 공급가격 이하로만 전매가 가능하다 해도 실제 건설업계에서는 이면계약을 통해 프리미엄이 전달되거나 애초에 낙찰받은 업체가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일례로 호반건설이나 관련 계열사가 전매를 한 건수는 9건에 달했는데, 이는 전체 전매거래 건의 35%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LH는 잔금 납부 이후 아파트 공급 과정이나 전매과정의 불법성에 대한 조사 권한이 없기에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윤 의원은 “신도시 택지를 받은 사업자들이 이를 전매하는 과정에서 음성적으로 프리미엄이 형성되면 그 비용은 결국 무주택 서민에게 전가되는 것”이라며 “전매를 금지하고 전매 과정의 불법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토지공급계약에 분양시기를 명시하여 사업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토지를 환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3기 신도시 공급 전에 제도 개선이 완료돼야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기다리는 주택이 제때 공급되어 우리 정부가 약속한 주택시장 안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창흠 LH 사장은 “전매와 관련해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와 LH는 공동주택용지의 청약자격과 전매요건을 각각 2016년 8월, 2015년 8월에 강화한 바 있다. 이후 전매 비율이 감소하기는 했으나 전매행위 자체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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