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욱 교수 “검찰, 자유한국당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 맹비판
서울대 동문회 “친일·독재 세력 사냥개 검찰…민주정부에 강력 저항”
서기호 “검찰, 개혁해보지도 않은 개혁 의지도 없는 집단”
참가 시민 “아이들 살아갈 세상 위해서라도 검찰 개혁 이뤄져야”
우리공화당 주축으로 한 반대 집회도 동시에 열려

검찰개혁을 외치는 주최 측 추산 300만명 시민들이 서초동에서 촛불집회를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 검찰개혁을 외치는 주최 측 추산 300만명 시민들이 서초동에서 촛불집회를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호와 검찰 개혁을 외치는 집회가 주최 측 추산 300만명이 집결한 가운데 서초동 일대에서 대대적으로 열렸다.

5일 서초역 사거리에서 오후 6시부터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의 주최로 열린 집회는 집회 시작 전부터 수많은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법원, 대검찰청 방향에 설치된 주 무대를 중심으로 열린 이 날 집회는 서리풀 터널 방향, 교대역 방향, 예술의 전당 방향 가릴 것 없이 서초역의 사거리가 온통 인파로 꽉 들어찼다.

앞서 지난주 집회에서 주최측은 당초 예상 10만명 보다 많은 150~200만 참석자가 몰린 것을 보고, 이번에는 더 많은 인원이 올 것이라고 예상해 이날 서초역 사거리 네 방향 모두에 대형 전광판과 스피커를 설치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끌어냈다.

서초역 사거리에서 교대역 방면으로 시민들이 가득 도로를 메웠다. <사진=권규홍 기자>
▲ 서초역 사거리에서 교대역 방면으로 시민들이 가득 도로를 메웠다. <사진=권규홍 기자>

이날 주최 측은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배포하며 참가자들의 호응을 끌어냈고 태극기가 그려진 플래카드 역시 배포하며 “수구 보수 세력이 더럽힌 태극기를 다시 찾자는 의미에서 만들게 되었다”며 “저들이 태극기를 들고 집회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또한 주최측은 이와 함께 대형 태극기도 준비해 애국가에 맞춰 '파도타기 퍼포먼스'를 펼치며 참가자들로 부터 큰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날 집회의 사회를 맡은 방송인 노정렬은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들이 지난주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깎아내렸다”며 “일부 언론들은 시민들을 개돼지를 넘어 미꾸라지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오늘 300만 시민이 가득한 이 현장을 보고도 과연 그런 소리가 나올 수 있는지 이번에 똑똑히 국민의 힘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사회인사·시민단체도 ‘검찰개혁’...檢 한국당 수사 지지부진 비판도 
이은미 “무도한 검찰 개혁해야”, 이외수 “대통령 두명 감옥 보내...검찰 따위 못 보내겠느냐”

이날 무대에는 저명한 사회 인사들과 더불어 서울대 동문회, 국내·해외 교수 연구자 모임 등 다양한 시민단체가 집회에 참여해 검찰개혁을 외쳤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원동욱 동아대 교수는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과도한 수사와 일가족에 대한 망신 주기가 도를 넘었다”며 “검찰은 왜 세월호 수사는 이렇게 안 했느냐,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 등 여러 의혹과 혐의가 제기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는 왜 이렇게 지지부진하냐”며 검찰을 비판했다.

서초역 사거리에서 예술의 전당 방면 역시 수많은 시민들이 도로를 메웠다. <사진=권규홍 기자>
▲ 서초역 사거리에서 예술의 전당 방면 역시 수많은 시민들이 도로를 메웠다. <사진=권규홍 기자>

이어 무대에 오른 서울대학교 민주 동문회는 성명을 통해 “친일세력, 독재 세력의 사냥개를 하던 검찰이 민주 정부가 들어서자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며 “검찰이 자신들의 왕국 만들려고 대통령의 정당한 인사권도 깔아뭉개고 무소불위 권력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그리고 그들의 헛된 욕망은 자유한국당과 수구 언론에 철저히 이용당하고 있다”고 검찰을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200~300만 아니 1,000만이 모여서 검찰개혁을 이루고 자유한국당과 보수 언론을 이 땅에서 몰아내야 한다”며 “먼 훗날 촛불 운동이 우리 민족을 위기에서 구했다고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판사 출신 서기호 변호사 역시 검찰을 비판하며 “최근 윤석열 총장이 검찰 개혁안을 일부 내놓기는 했지만, 시늉에 불과하다”며 “검찰은 그동안 스스로 개혁을 해보지도, 그럴 의지도 없는, 한마디로 개혁 의지가 없는 집단이다”고 강조했다.

검찰을 개로 비판하는 한 시민이 거리에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권규홍 기자> 
▲ 검찰을 개로 비판하는 한 시민이 거리에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권규홍 기자> 

아울러 가수 이은미, 작가 이외수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검찰 개혁을 외쳤다.

이은미는 무대에 올라 애국가를 열창한 뒤 “무도한 검찰에 개혁해야 한다. 새롭게 태어나는 검찰을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며 “모든 언론이 조국 장관을 난도질할 때 저는 조국 장관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수 역시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은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홍익 인간이다”며 “정치 검찰과 기레기 언론, 부패 정치가들은 인간을 널리 해롭게 했다. 이들을 척결하기 위해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대통령을 두 명씩이나 감옥에 보냈는데 검찰 따위 감옥에 못 보내느냐”고 말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시민들 검찰개혁 한 목소리…한켠에선 보수단체 맞불 집회도
민주당 의원들, '시민들 자발적 참여 부각' 위해 불참

한편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 역시 검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왔다는 50대 남성 김모씨는 이날 집회 참석 이유에 대해 “검찰의 도를 넘는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에 화가 나서 집회에 참여하게 되었다”며 “검찰개혁이 이번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로구에서 왔다는 40대 남성 박 모 씨는 아이와 함께 집회에 참석해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의 현장을 보여주고 가르쳐 주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서라도 검찰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초역 사거리 대법원 방면 도로 역시 수많은 시민들이 검찰 개혁을 외쳤다. <사진=권규홍 기자>
▲ 서초역 사거리 대법원 방면 도로 역시 수많은 시민들이 검찰 개혁을 외쳤다. <사진=권규홍 기자>

반면 이날도 역시 우리공화당을 비롯한 친박 보수 단체가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고속버스터미널 방향과 강남 성모병원 쪽에 무대를 설치해 조국 장관의 자진사퇴와 문재인 정부의 퇴진을 주장했다. 경찰은 양측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중간에 경찰 벽을 세워 철저히 집회를 분리해 양측간 다툼이 일어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일부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다니며 ‘조국 사퇴’를 외치다가 시민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곳곳에 배치된 경찰들이 즉시 출동해 충돌을 제지했다.

고속버스터미널 방향에는 조국 장관에 대한 사퇴와 문재인 정권 퇴진을 외치는 극우 보수단체의 집회도 열렸다. <사진=권규홍 기자> 
▲ 고속버스터미널 방향에는 조국 장관에 대한 사퇴와 문재인 정권 퇴진을 외치는 극우 보수단체의 집회도 열렸다. <사진=권규홍 기자> 

한편 이날 집회는 지난번 집회와 달리 순조롭게 진행됐다. 지난번 집회에서 문제가 되었던 화장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들을 위해 간이화장실을 다수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이날 실제로 거리 곳곳에 간이 화장실이 마련되어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집회 전부터 서초동 건물주들에게 화장실을 개방해 달라고 요청했고, 대부분의 건물이 화장실을 개방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지난주 집회에서 유일하게 화장실을 개방하지 않은 ‘사랑의 교회’ 역시 이날 시민들에게 화장실을 개방하는 편의를 제공했다.

날이 어두워지자 더 많은 시민들이 서초동 거리를 가득 메웠다. 아이들과 같이 참석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많았다. <사진=권규홍 기자> 
▲ 날이 어두워지자 더 많은 시민들이 서초동 거리를 가득 메웠다. 아이들과 같이 참석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많았다. <사진=권규홍 기자>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번 집회와 달리 한 명의 의원도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검찰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이 서초동 촛불집회로 모인 것”이라며 “이런 시민들이 뜻이 잘 반영된 검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여당 의원들의 집회 불참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이날 집회 참석을 타진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단체 SNS 대화방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부각되어야 한다’며 집회 참가를 자제하자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집회는 밤 11시쯤 마무리되었다. 주최 측은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에게 “오늘 모인 모든 촛불이 검찰 개혁으로 이뤄질 것이다”라고 인사하며 참가자들에게 민주시민답게 주변 청소를 하고 가자고 독려했다.

서초동 대검찰청의 모습. 휴일임에도 대검찰청의 일부 사무실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사진=권규홍 기자>
▲ 서초동 대검찰청의 모습. 휴일임에도 대검찰청의 일부 사무실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사진=권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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