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들 입 모아 “조국이 검찰개혁의 적임자”
최민희 “괴벨스 바이러스의 진원지는 검찰·언론, 기자들 콕 찝어 모니터링하자”
우희종 “검찰·언론 개혁 이어 가짜 종교인 밀어내는 종교 개혁까지 하겠다”
서초동 집회, 네 번째 집회로 이번 주를 끝으로 잠정 중단 예정…참여 인원 밝히지 않아
보수단체, 맞불집회 열어 조국 구속·문재인 퇴진 주장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역에서 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지는 반포대로 위에서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이 태극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역에서 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지는 반포대로 위에서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이 태극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이경민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을 지지하고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서초대첩 최후통첩’이라는 이름으로 12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주변에서 열렸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의 일부 출입구의 통행이 통제되는 등, 이날 서초역 사거리 일대는 4시부터 열린 사전 집회와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로 이른 오후부터 붐볐다. 집회 시작 시간 전부터 상당한 인파들이 반포대로 왕복 8차선 도로를 채웠다.

집회 참가자들, “조국이 검찰개혁 적임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어”

“지난번 검찰개혁 집회에도 오려고 했는데 사정상 오늘에야 집회에 참석했다”는 40대 여성 A씨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등 검찰은 역사적으로 많은 악행을 저질러왔다”며 ‘검찰개혁’이라는 집회의 구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A씨는 이어 “조국 장관의 비위 사실은 ‘터니까’ 나오는 것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은 없다”며 “그렇기에 조 장관이 검찰개혁의 적임자고, 문재인 대통령이 낙점한 차기라면 장관 임기 이후 대선에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가 시작되자 “우리가 승리합니다”, “조국수호 검찰개혁” 등의 구호가 나오면서 참가자들이 환호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구호를 따라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과 함께 ‘다시는 지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말이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조국 장관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세 명의 얼굴이 그려진 피켓을 흔들기도 했다.

다른 참가자들처럼 “조국 장관이 검찰개혁의 적임자”라며 인터뷰에 응한 70대 남성 C씨는 “가족 문제는 의혹에 불과하다. 표창장 위조는 작은 문제인데 그것을 특수부에서 수사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밝혔다.

C씨는 이어 “내가 나이가 있어서 친구들은 거의 광화문 집회에 나갔다”면서 “집회에서 나오는 ‘자유한국당 해체’ 구호에도 심정적 동의할 정도로 나는 또래들이 탄핵 부역자들을 지지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무죄 탄원 서명을 하고 있던 20대 남성 B씨도 “개인적으로 이재명 지사의 지지자”라고 밝히면서 “조국 장관이 이재명 시장과 별 관련은 없지만 어쨌거나 같은 민주당이고, 검찰개혁의 적임자라고 믿기에 집회에 나왔다”고 밝혔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한 참가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조국 법무부 장관이 그려진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한 참가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조국 법무부 장관이 그려진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민희·우희종·황교익·강성범 등 정치·학계·연예계 인사들 연단 올라 ‘검찰·언론 개혁’ 외쳐

공연 등으로 여유 있던 집회 분위기는 황교익 씨, 최민희 전 의원, 개그맨 강성범 씨 등 중요 연사들이 집회 연단에 서면서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황교익 씨는 “한식을 먹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이야기를 해주면 얼마나 좋나”라며 “조국 장관과 그 가족을 탈탈 털듯이 음식도 탈탈 털어서 이야기를 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황 씨는 그러면서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이 수사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정말 똑같은가?”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사람이 먼저’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집권했지 않나. 조국 장관과 가족도 똑같은 사람이다”라고 지적했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라에) 괴벨스의 바이러스가 떠돌고 있는데 이 바이러스의 진원지는 검찰과 언론이다”면서 “조 장관 가족을 털고 또 털었던 검찰과 언론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단 하나의 의혹보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시라. 고소했다. 검사가 검찰 총장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는가. 소위 메이저 언론이 나서서 윤석열 총장 보호하기에 바쁘다. 이런 대한민국이 정상인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언론이 손잡으면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 같은 게 또 벌어질 수 있다”며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을) 잃을 때 대한민국 기자들 다 어디에 있었는가. 앞으로 언론 기사 모니터링 할 때 기자 이름 콕 찝어서 감시해 주시라”라고 외쳤다.

개그맨 강성범 씨도 나섰다. 강 씨는 “사실 평소 나오고 싶었는데, 참여를 못했다. 불이익 받을까봐서다. 아내도 만류했다. 그런데 화가 났다. 내가 범법 행위를 한 것도 아닌데. 내 생각 말하는 건데 왜 말 못하나 싶었다“면서 지금의 검찰을 향해 ”겁이 난다“고 표현했다.

‘검찰개혁 시국선언‘을 주도한 서울대 우희종 교수도 연단에 올라가 “여러분, 요즘 광화문에 몰린 가짜 종교인들 아시는가”라면서 “가짜 종교인을 몰아내기 위해서 종교인이나 단체 등에서 하는 모든 행위에 투명한 헌금을 만들어내도록 시국선언에 동참한 6천여 명의 교수와 연구자들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 교수는 “당당한 민주 시민과 함께하는 교수들과 검찰 개혁, 더 나아가 언론 개혁, 종교 개혁까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반인 연사들의 발언도 돋보였다. 자신을 고3이라 소개한 한 학생은 “검찰의 잔혹한 모습을 이대로 가만히 쳐다볼 수 없었다”며 “이렇게 참혹한 표적수사 못하게 국민이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리는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를 위해 모인 한 참가자가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리는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를 위해 모인 한 참가자가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번 집회는 집회를 주도하는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 측이 연 네 번째 토요일 집회다. 주최 측은 이번 주를 끝으로 집회를 잠정 중단하기로 하고 추후 일정은 잡지 않은 상태다. 집회 관계자는 “검찰이 개혁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이면 바로 다음 주라도 촛불은 다시 켜질 것”이라며 “잠정 중단일 뿐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집회의 경우 참여인원을 주최 측이 추산하지 않았다.

한편 건너편에서는 조 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보수단체인 자유연대의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 요구 결사항전’이라는 맞불 집회가 서초경찰서 앞에서 열렸다. 우리공화당도 서울성모병원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과 더불어 ‘탄핵 무효‘등을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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