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가 결정적…중도층에서 한국당이 민주당 앞서
보수의 회복 신호 켜져… 외연 확장까진 아니란 지적도
민주당, 긴장 속에서 ‘지지층 결집’에 안도…윤상현 “한국당 총선 승리 낙관은 위험한 생각”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이경민 기자] ‘41.4%’.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수행으로 받은 최근 자 지지율 긍정평가 성적표다. 취임 이후 같은 조사에서의 역대 최저치이자 19대 대선의 41.1% 득표율을 위태롭게하는 수치로, 두 달간에 거친 ‘조국 사태’의 결론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7일부터 11일까지(공휴일인 9일 제외) 2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10월 2주차 주간 집계 결과(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2.0%p,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주(44.4%)보다 무려 3.0%포인트나 떨어진 41.4%를 보였다. ‘조국 사태’ 직전인 8월 1주차 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이었던 50.4%와는 현격한 차이다.

취임 이후 최저 지지율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 결과다. 다른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는 10일 10월 정기 정치지표 조사(3~6일) 결과(응답률 15.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39.7%로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도층 지지율이 특히 위험신호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기준으로 9월 4주차에 비해 긍정평가 지지율이 2주 만에 44.9%에서 33.5%로 떨어졌다. 진보층 지지율도 77%에서 74.1%로 떨어지면서 진보층이 이완하고 있는 조짐이 보였다. 20대층의 지지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2주 연속 하락해 36.6%로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대, 30대, 중도층, 보수층 모두에게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한국당 지지율 올라…20대‧보수층‧중도층에서 상승 두드러져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상승도 특기할 만한 점이다. 지난주보다 1.2%오른 34.4%로 35.3%으로 조사된 민주당을 오차 범위 내에서 바짝 추격 중이다. 지난 11일 일간 집계에서는 문 대통령 집권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을 앞서기도 했다. ‘조국 사태’ 이전에 이뤄진 8월 1주차 조사에서 나온 지지율인 28.7%와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다. 같은 기간민주당의 지지율은 40.1%에서 35.3%로 크게 떨어졌다.

20대에서의 한국당 지지율 상승이 고무적이다. 지난 주 23.9%였던 20대의 한국당 지지율은 단 한 주만에 29.7%로 상승했다. 작은 표본 때문에 일어나는 반짝 상승이라 쳐도, ‘조국 사태’ 이전에 실시된 가장 마지막 조사에선 22.9%였던 것과 비교한다면 큰 변화에 해당한다.

중도층 여론 한국당이 역전해…文 지지하다 ‘조국 사태’로 한국당으로 돌아서

중도층의 여론도 심상치 않다. 민주당이 35.2%에서 28.5%로 하락한 반면, 한국당은 32.6%에서 33.8%로 지지율을 유지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중도층에서의 지지율 격차는 5.3%포인트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중도층에서 한국당이 민주당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좀처럼 오르지 않던 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르는 것을 두고 ‘예전 지지층의 복귀’라는 분석이 많다. 앞서 언급한 리얼미터 조사 상 보수층에서 그 지지율이 64.4%에서 66.9%로 상승했다. 지난 3일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을 조선일보가 분석한 결과, 강남 3구에 거주하는 유권자 층이 많이 참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중도보수 성향의 유권자 층이 ‘조국 사태’로 분노한 나머지 여권에 등을 돌리고 한국당 지지로 돌아선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가 “보수의 회복 있으나 완전한 결집이나 외연확장으로 보긴 힘들어”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지지도 하락과 한국당 지지도 상승을 두고,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 과거 보수정당의 지지층이었다가 중도 무당층으로 머물렀던 사람들이 다시 보수정당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 있었던 보수의 우위가 탄핵으로 인해 무너졌다가 그 부분들이 일정 부분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1야당 자체의 혁신에 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지금의 지지율 상승을 두고 “보수 지지층의 회복”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한길리서치 자체 조사의 한국당 지지율은 ARS로 이뤄지는 리얼미터 조사보다 낮다. 보수의 완전한 결집이나 외연 확장으로는 보기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중도층의 민심 이반과 중도보수층의 한국당으로의 회귀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시선은 복잡하다. 당 일각에선 중도·중도보수층이 일부 이탈했지만 서초동 촛불집회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등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해 괜찮다며 중도층·중도보수층 이탈에 크게 연연할 필요 없다는 기류도 있다.

이런 여권의 기류에 대해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당 의원들이) 저한테 정치 해설가가 아니라 정치 지도자로서 조국 거취에 대해서 분명하게 좀 이야기를 해달라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서 “민심이 중요한데 오늘 아침 여론조사도 보면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보다는 부정적 평가가 훨씬 많고 또 한국당과 민주당의 차이도 줄었다. 민주당 내 의원들로서는 이제 선거가 있고 민감해한다“라고 덧붙였다.

지지율 상승에도 한국당은 여전히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윤상현 한국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점점 확산되고 있으나, 그것은 위험한 생각”이라며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분노가 커도 우리를 떠났던 중도층이 돌아오지 않으면 총선 승리는 난망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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