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MB정부 당시 검찰 중립성 가장 잘 보장됐다, 말한 적 없어” 해명
설훈 “친박이 들으면 화들짝 놀라겠다”
한학수PD "윤석열 총장이 쿨하다고 하던 시기, PD수첩은 죽음과도 같은 암흑의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이경민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 측근과 형을 구속할 때도 별 관여가 없었다”며 “상당히 쿨(cool)하게 처리했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한 일종의 유도심문성 질의에 대한 예상 밖의 반박이기 때문이다.

윤 총장은 지난 17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비교하면 어느 정부가 중립을 보장하고 있나”라고 묻자 “제 경험으로만 말하면, 이명박 정부 때 대검 중수부 과장, 특수부 부장으로 3년간 특별수사를 했다”면서 화제의 ‘쿨하게 처리했다’ 발언을 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머쓱해진 듯 “네, 좋습니다”라며 윤 총장 말을 잘랐다.

이를 놓고 여러 논란이 불거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 총장의 발언을 두고 “윤 총장 입장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어떻다고 판단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과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함께 있는 사진과 “지금 검찰은 중립일까요”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윤 총장을 비판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1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총장의 해당 표현을 두고 “친박이 들으면 화들짝 놀라겠다”라고 말했다. 설 의원은 “실제로 친박 쪽에서 있었던 사람들은 (이명박 정부 당시에) 고초를 겪었다고 알고 있다”며 “윤 총장이 그런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색다르다. 그래서 속내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대검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해명문에서 “어제 국정감사 중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 어느 정부가 그나마 중립적입니까? 중립을 보장하고 있습니까’라는 이철희 의원의 질의에 대해, 검찰총장은 과거 본인이 검사로서 직접 처리한 사건을 예로 들며,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검찰 수사 과정의 경험 및 소회를 답변하려 했다”며 “이명박 정부때 검찰의 중립성이 가장 잘 보장되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없다” 밝혔다.

대검찰청의 해명에도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MBC의 한학수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날 글을 올려 “윤석열 총장이 쿨하다고 하던 시기에, PD수첩은 죽음과도 같은 암흑의 시절을 보냈다. PD들과 작가들이 체포되고 수갑을 차야 했던 그런 시대였다. 날고 기던 언론인들이 그 지경이었으니 힘 없는 시민들은 오죽했겠는가”라며 “당신의 쿨함이란, 도대체 무엇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윤 총장 측을 비호하는 모양새다. 홍문표 한국당 의원은 설훈 의원과 같은 방송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윤 총장을 지명해놓고 오늘에 와서 상황이 이렇게 난장판이 된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이 책임이 윤 총장이나 검찰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수사하게 놔두고 잘하는 건 도리어 격려해서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그런 정치적 상황으로 가줘야 하는데 ‘감 놔라, 대추 놔라’ 밖에서 참견하면 무슨 개혁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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