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의도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광고“
윤동현 씨,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찍은 패러디 영상 업로드해 주목
유니클로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 느낀 광고, 즉각 중단하겠다”

[폴리뉴스=이경민 기자] 유니클로가 ‘위안부 모독 의혹’ 광고로 논란인 가운데, 한 대학생이 강제노역 피해자 할머니와 함께 유니클로 광고의 패러디 영상을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유니클로는 2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당 광고의 중단을 발표했다.

유니클로가 최근 공개한 ‘후리스’ 광고 영상에는 90대 할머니와 10대 소녀가 영어로 대화를 나누던 중 소녀가 패션컬렉터로 소개된 98살 여성에게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어요?”라고 묻자 98살 여성은 “그렇게 오래된 일은 기억을 못 한다”고 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문제의 우리말 자막 광고에서는 이 98살 여성의 대사가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의역됐고, 이 부분에서 위안부를 조롱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해당 광고를 놓고 “왜 한국 버전에서만 80년 전이라고 했냐”, “상관도 없는 80년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의도가 존재한다는 뜻이다”등의 반응을 보이며 유니클로 측을 비난했다. ‘과대해석’ 이라는 지적에 누리꾼들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의 글을 인용하며 과대해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21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유니클로 광고를 두고 위안부 피해자들이나 한국인들이 '확실하게 의도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광고라고 주장한 바 있다.

호사카 교수는 ‘98세 할머니‘를 언급하며 “지난해 강제징용 판결에서 동원 피해자 5분이 승소 판결을 받으셨는데, 다 사망하시고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 씨가 판결 당시 98세셨다”고 설명했다.

또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는 광고 문구를 언급하며 “이러한 내용은 한국어 자막에만 들어갔다”며 “80년 전이라는 것은 1939년,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강제 징용자 판결 문제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던 그 시기”라고 꼬집었다.

국회의원들도 논란에 가세했다. 이용주 무소속 의원은 21일 국감에서 유니클로 광고 영상을 국감장에서 보이면서 박영선 중소벤쳐기업부 장관에게 “국내에서 영업하는 기업이 국민 감정과 역사를 부정하는 영업에 대해 국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은 “굉장히 화가 나는 일”이라 답했다.

패러디 동영상마저 유튜브에 올라왔다. 전남대 사학과 4학년생 윤동현 씨는 일제시대 정신대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와 같이 자작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유니클로 광고를 패러디하며 논란에 대해 비판성 메시지를 전했다.

영상 속에서 윤 씨는 양 할머니에게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어요”라고 물었고, 할머니는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답했다.

한편 유니클로는 2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당 광고는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단체와 연관 관계가 없다”면서 “하지만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여 즉각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고 알렸다.

이어 “국내 소비자들에게 유니클로의 진정성을 알리기 위해 추가 조치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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