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상간 친분관계 내세워 시간끌기로 올해 말 넘기려 한다면 어리석은 망상”
북미협상 라인에서 물러났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북미관계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분관계’에 의해 유지되고 있지만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라며 올해 말 시한을 거듭 강조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북한 관연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김 부위원장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위원장’ 명의로 낸 담화를 통해 “미국의 적대행위들과 잘못된 관행들로 하여 몇 번이나 탈선되고 뒤틀릴 번했던 조미관계가 그나마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형성된 친분관계의 덕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최근 미국이 우리의 인내심과 아량을 오판하면서 대조선적대시정책에 더욱 발광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며 “(유엔총회에서) 미국 대표는 우리의 자위적국방력강화조치를 걸고들면서 미조대화에 눈을 감고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느니, 북조선이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느니 하는 자극적인 망발을 늘어놓았다”고 말했다.
찰스 리처드 미 전략사령관 지명자가 최근 “불량 국가들의 제한된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방어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한데 대해 “또 미 전략군 사령관 지명자라는 놈은 국회 상원에서 증언하면서 우리 국가를 ‘불량배국가’로 악의에 차서 헐뜯었으며 미 군부 호전세력들은 우리를 겨냥한 핵타격 훈련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제반 상황은 미국이 셈법전환과 관련한 우리의 요구에 부응하기는커녕 이전보다 더 교활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우리를 고립 압살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조미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는 결코 민심을 외면할 수 없으며 조미관계 악화를 방지하거나 보상하기 위한 담보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또 그는 “미국이 우리가 신뢰구축을 위하여 취한 중대조치들을 저들의 ‘외교적 성과물’로 포장하여 선전하고 있지만 조미관계에서는 그 어떤 실제적인 진전이 이룩된 것이 없으며 지금 당장이라도 불과 불이 오갈 수 있는 교전관계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며 핵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재개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어 “미국이 자기 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면서 이해 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며 “나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벗도 없다는 외교적 명구가 영원한 적은 있어도 영원한 친구는 없다는 격언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란다”고 얘기했다.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 통일전선부장에서 물러났던 김 부위원장이 다시 전면에 나선 것이 주목된다. 아태평화위는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조직으로 통전부장이 맡아왔으나 이번 담화로 김 부위원장이 아태평화위 위원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통전부장은 현재 장금철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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