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방장관 연설비서관 저서에서 주장, “트럼프가 보기엔 ‘한국이 최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을 ‘심하게 이용’한다는 인식과 함께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대해서도 “손해보는 거래다. (한국이) 주한 미군에 1년에 600억 달러(70조800억원)쯤 내야 괜찮은 거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간) 외신보도에 따르면 전직 국방장관 연설비서관이었던 가이 스노드그래스(Guy M. Snodgrass)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방부와의 갈등 비사를 다룬 <전선을 지키며 : 매티스 국방장관 당시 트럼프 펜타곤의 내부> 책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됐다.

스노드그래스는 책에서 2017년 7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과 해외 주둔 미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자 하는 국방부 브리핑 전략을 짜는 회의에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관계를 평가하는 12개 경제적 효용성 척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하면서, 그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보기엔 ‘한국이 최악’이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해 7월 20일에 열린 첫 국방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무역협정은 범죄나 마찬가지”라며 “일본과 한국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호통쳤다. 그러면서 “이것은 여러 해에 걸쳐 만들어진 하나의 큰 괴물”이라며 “일본, 독일, 한국...우리 동맹은 어느 누구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고 했다.

한국을 겨냥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우리를 심하게 이용해온 나라(a major abuser)”라면서 “중국과 한국은 여기저기에서 우리를 벗겨 먹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했다. 이날 회의는 그 직후 틸러슨 전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멍청이’라고 부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던 회의다.

이듬해 1월 두 번째 국방부 브리핑 때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주둔 미군은 안보를 지키는 ‘이불’ 같은 역할을 한다는 매티스 전 장관의 설명에 “그건 손해 보는 거래다. (한국이) 주한 미군에 대해 1년에 600억달러(약 70조원)를 낸다면 괜찮은 거래”고 질책했다고 했다.

스노드그래스 또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발표한데 대해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워 게임’이 중단된다고 국방부에 알린 방식”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선언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도 몰랐다”며 “그저 연단에서 즉흥적으로 하는 게 아닌지 의심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군사연습 중단 발표 이틀 뒤인 2018년 6월14일 일본 오노데라 이쓰노 당시 일본 방위상이 이에 대해 문의하자 매티스 전 장관은 “우리는 정확히 어떤 것들을 중단시킬지 결정하기 위해 여전히 작업하고 있다”며 “미일 훈련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수습했다고 했다.

스노드그래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하면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 사례를 들며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관련 돌출적 언행이 국방부를 당혹스럽게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으로부터 받은 연설문 초안에는 그런 표현이 없었다”며 “마지막 순간에 도발적 어휘로 바뀌었다”고 했다.

6·12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이 ‘큰 승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절박함을 갖고 놀 것이며 김정은에게 협상의 지렛대를 줄 수 있다는 정부 내 회의적인 시각을 전하면서 “북한과의 정상회담은 행정부 내에서 큰 전략적 구상의 일부가 아니었다”며 “따라서 그의 행동들은 에누리를 갖고 볼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이 책과 관련, 매티스 전 장관 측은 공식 발간 전 발췌록 내용이 소개됐을 당시인 지난 23일 “매티스 전 장관은 이 책을 읽지 않았고 읽을 계획도 없다”며 “스노드그래스는 일부 회의에 참석해 기록하긴 했지만 의사 결정 과정에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하급 실무자였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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