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정동영 등 정당 대표와 종교계 주요 인사 조문만 받아
청와대 관계자들, 문 대통령 뜻대로 조화 전부 거절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장례가 가족장으로 간소히 치러지는 가운데, 대부분 인사들의 문상을 거절했던 청와대는 30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의 조문 이후 방침을 바꿔 손학규 대표 등 정당 대표 및 종교계 인사 등의 조문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며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리겠다”며 “슬픔을 나눠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런 방침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엄격히 제한했다. 실제로 여러 조화가 도착했으나, 청와대 관계자들의 사양으로 성당 입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조문 역시 엄격히 제한돼 30일 오전까지 빈소가 차려진 남천성당의 모든 출입구는 청와대 경호처에 의해 통제됐고, 문 대통령 가족과 청와대 관계자들만 간간히 오갈 수 있었다. 29일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조문하러 왔지만, 성당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정동영 조문 이후 정당 대표, 7대 종단 대표 조문 받는 방향으로 방침 변경
다만 30일 오전 10시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조문하면서 ‘가족 외 조문 사양’ 기조가 다소 완화됐다. 정부인 민혜경 여사 및 박주현 수석대변인과 함께 빈소를 찾은 정 대표는 25분 간 밖에서 기다렸고, 이 소식을 들은 문 대통령이 “오래 기다리셨으니 뵙겠다”고 해 오전 10시 40분쯤부터 약 5분 동안 조문했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 등의 조문 일정이 전해졌고, 결국 문 대통령의 검소한 장례를 치르자고 하는 뜻과 이들의 조문 움직임 사이의 절충점이 마련됐다. 여권의 한 인사는 “정당 대표와 7대 종단 대표만 조문 받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전했다.
실제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을 비롯한 7대 종단 대표자 20여 명이 조문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종교계 인사들은 별도의 종교 의식 없이 고인에게 예를 표한 뒤, 문 대통령과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해진다.
고인의 발인은 31일로 예정돼 있고, 장례미사 이후 부산 영락공원에서 고인의 시신을 화장한 뒤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안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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