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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대입 정시 확대, '여의도 정치공학'인가 '국민의 민심'인가

당정청, 정시 비중 40% 넘지 않는 선에서 소폭 상향 조정 가능성
한국당, 정시 전면 확대 주장…박형준 “정시 확대는 ‘공정몰이’ 정치공학”
김병욱 “학생부종합전형이 이상이라면 정시는 현실”

[폴리뉴스=이경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있었던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학입시에서의 정시 비중 확대를 주문한 이후, 정시 확대에 관한 논란의 전선이 기존에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시 확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침을 적극 환영하는 한편 문 대통령의 지지 세력으로 평가되는 전교조 등 교육단체들이 거진 반발하는 등 기존의 정치적 대결구도만으로 해석되지 않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당정청)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갖고 11월 셋째주 즈음에 정시 비중 확대와 관련한 구체적 방안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정시 확대에 부정적인 교육청과 대학의 의견을 수렴한다면 정시 확대 비율이 4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소폭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50% 이상의 정시 전면 확대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당정청이 점진적 확대를 고려하는 데에는 전교조 등 교육계의 반발이 컸다.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당일인 지난 22일 전교조는 “입시제도 개편은 공교육 정상화에 방점을 둬야 한다”면서 정시확대를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또한 “수능 위주의 정시 확대를 교육공동체가 수용하기 어렵다”며 “학종의 악용에 대한 제한 조치는 필요하지만 수능 확대는 명확히 반대한다”며 정시 확대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보수 성향으로 평가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마저 “일정 부분 정시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30% 이상을 훨씬 뛰어넘는 비율을 각 대학에 강제하는 것이라면 교육에 대한 정치의 개입”이라고 비판하는 등 정시 비중의 대폭 확대 반대는 교육계에서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의 정시 비중 확대 법안 발의 및 정식 당론 채택으로 정시 확대가 보수 진영의 대표 아젠다가 된 것과는 다르게, 보수 진영 내에서도 정시 비중 확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썰전’ 패널로 유명한 박형준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는 29일 국민일보에 기고한 그의 칼럼에서 “정시 확대가 조국 사태로 나빠진 여론을 ‘공정몰이’로 바꾸려는 정치공학의 수단이 되고 있다”면서 “약자에게 돌아갈 이익은 증명되지 않고 강자에게 유리한 정시 확대가 한국의 교육 환경에서 ‘결과의 정의’를 보여주는가는 의문”라고 지적했다. 정시를 두고 ‘강남 중심의 입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 이전부터 정시 확대를 주장해 온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같은 당 김해영 최고위원과 함께 국회 간담회를 열어 정시확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의원은 “교육의 핵심인 학생과 학부모들이 정시 확대를 원하고 있다. 일부 교육감들이 반대하는 것을 교육계가 반대한다고 하는 논조의 언론은 현실을 보고 있지 못하는 것”이라며 진보 진영 내부에서 제기되는 정시 반대론을 반박했다.

실제로 <리얼미터>의 10월 3주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 중 대입 정시 확대를 찬성하는 비율은 63.3%로 나타난 데 비해 반대하는 비율은 22.3%로 나타났다. 반대 여론보다 찬성 여론이 3배 가까이 높을 정도로, 국민들의 민심이 정시 확대 쪽을 강하게 지지한다는 소리다. 해당 여론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3만 9778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2504명이 응답을 했고 조사 방법은 같았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포인트였다.

대부분의 정치적 사안이 철저하게 진영 논리를 통해 굴러가는 한국의 정치 현실과 달리 정시 확대 이슈에서 진영 논리의 영향이 약한 것은 결국 여론조사 결과대로 국민 여론 때문이라는 해석이 불가피하다. 현직 정치인들이 진영 불문 주로 정시 확대를 지지하고 교육계 종사자나 교수 등 정치인이 아닌 사람들이 정시 확대를 진영 불문 반대하는 경향성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정시 확대 이슈가 조국 사태로 불거진 ‘공정성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여의도 정치공학의 수단이라는 지적은 현상을 잘 설명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들이 공정하다고 하는 것이 공정한 것”이라는 김해영 민주당 의원의 지적은 그 핵심을 관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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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기자

정치부 이경민 기자입니다. 급박한 여의도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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