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4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깜짝 단독 환담 성사 경위에 대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었던 순간”이라며 예기치 않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태국 방콕 현지 브리핑에서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아베 총리와 단독 환담을 가진 경위에 대해 “이 환담의 자리는 미리 협의가 되었거나 그러한 자리는 아니었다.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서 대통령께서 먼저 정상 대기 장소라고 해야 될까? 그곳에 가셨고, 거기에서 아세안 각국 정상들이 오셔서 대통령과 여러 가지 이야기들에 대해서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고 나서 아베 총리가 들어와 인사를 나누고 대통령께서 잠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권하면서 오늘의 11분간의 환담이 이루어졌다”며 “오늘 11분간의 이 환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었던 순간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도 제가 더 드릴 수 있는 말은 없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만남을 ‘환담’으로 규정한 이유에 대해 “통상적으로 정상회담은 의제를 오랜 기간 동안 숙성을 시켜서 양 정상이 미리 협의를 하고 약속을 하고 하는 것이  정상회담이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풀 어사이드(pull aside) 약식 회담 같은 경우에는 좀 더 짧은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또 미리 약속을 한 경우”라며 “그런데 오늘 자리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미리 협의된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회담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환담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이번 환담의 의미에 대해 “양 정상 간의 만남이 정말 오랜만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 대화를 통해서 한일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대화를 통해서 한일관계가 좀 더 우호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발혔다.

일본 측에서 이번 환담에서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한국 대법원에서의 징용자 판결이 국제법을 어긴 것이기에 이를 해결하라고 주문했다고 한 데 대해 고 대변인은 “확인해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며 “다만 대화를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데에는 한일 양국 간에도 같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이 대화 말미에 보다 고위급에서의 협의를 검토하자고 제안한 부분에 대해 “고위급 협의라는 것이 미리 정해졌거나 협의가 되었던 부분은 아니다”며 “양국 간에 어느 정도 선에서 가능할 것인지, 장관급이 될 수도 있을 테고 혹은 더 그 윗 단계의 협의가 될 수도 있겠지만 어느 것 하나 지금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는 12월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한중일 정상회담을 저희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는 없다. 시점이나 시기 등을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 한일관계가 조금 더 풀릴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는 바이고, 그 과정 중에서 여러 가지 방안들을 모색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며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

고 대변인은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 모친상과 관련해 “아세안 국가 모든 정상들과 다 환담을 나누셨다. 대부분 정상들께서는 대통령께서 어머니를 여의신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조의를 표하셨고, 대통령 또한 조의를 보여주신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