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뭐만 먹었다 하면 속이 쓰리고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을 느껴 본원에 내원한 환자가 있었다. 환자는 며칠 전 인터넷을 검색해보던 중 우연히 담적병이라는 것을 보고, 자신의 증상과 거의 같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뱃속뿐만 아니라 가슴이 답답하고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면서 입냄새가 심해진 것이 담적병의 증상과 일치했다. 환자는 소화불량증과 입냄새로 오랫동안 고생한 것을 끝내야겠다는 결심으로, 담적병을 치료하기 위해 백방으로 원인과 치료법을 찾았다고 한다.

해당 환자처럼 증상은 있지만 육안으로 관찰되는 기질적인 문제는 없는 경우, 기능성 소화불량(Functional dyspepsia)이라고 여겨 위장의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에 이상이 생긴 질환으로 진단한다. 즉, 내시경 검사를 비롯한 여러 가지 검사에서 별 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나 지속적 또는 간헐적으로 상복부의 통증 및 불편함을 호소하는 질환을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라 하며, 한의학에서는 담적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이 입냄새의 원인이 된다.

이런 기능성 소화불량은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질환인데, 단순한 소화기 증상뿐만 아니라 구취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평상시 생활습관과 식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는 기능성 소화불량의 증상은 주로 상복부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식후 명치 끝이 답답하거나 막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속이 미식거리거나 헛구역질이 나기도 하며, 트림이 자주 나오고, 속에서부터 신물이 넘어오는 역류성식도염 증상과 함께 입냄새가 올라오기도 한다. 공복시에 특히 속이 쓰리면서 아프며, 오래된 경우 과민성 장 증후군이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위와 같이 나타나는 소화기질환은 본인에게도 괴롭지만, 동반되어 나타나는 입냄새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고통이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입냄새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며,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내장을 지배하는 미주신경에 영향을 미쳐 소화불량 증상이 심해지고 구취가 더욱 심하게 올라온다.

담적으로 인한 역류성식도염을 동반한 입냄새의 한의학적 치료법은 환자의 체질과 정기의 허실을 고려하여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침 치료는 인체의 비위경락(脾胃經絡)을 자극하여 기혈(氣血)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한약처방은 건비화위(健脾和胃)하는 약물로 비위(脾胃)의 기능을 튼튼히 하고, 순기해울(順氣解鬱)하는 약물로 막힌 기운을 풀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소화불량의 증상을 개선하고 위장기능을 정상화하여 입냄새를 제거하며 재발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근본적인 구취 제거는 단순히 입냄새 없애는법을 검색해보거나 입냄새제거제를 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정확한 입냄새원인을 찾아서 입냄새제거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입냄새 자가진단을 해본 후,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온다면 구취원인을 진단받고 입냄새클리닉을 찾아 치료를 받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치료를 마친 후에도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을 지켜야 오래 좋아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인스턴트나 밀가루, 찬 음식 등을 되도록 삼가고 음주 및 흡연을 되도록 멀리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적당한 운동을 통해 심신을 다스리면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체계적이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각기 다른 입냄새 원인에 따른 개인별 맞춤 구취 치료를 받는다면, 구취를 제거하고 장부의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다. 그리고 적절한 한약 복용과 침 치료를 통해 입냄새뿐만 아니라 구취 원인에 따른 여러 동반 증상 또한 치료할 수 있다.

다만 의료 기관에서 상담 후 받은 처방이 아닌 인터넷에서 검색으로 얻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무분별하게 따라할 경우 개인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글 : 제일경희한의원 대표원장 강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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