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무협상 제의해와, 마주 앉을 용의”, “트럼프 의중 반영한 것이라 믿고 싶다”

지난달 10월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백두산에 오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지난달 10월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백두산에 오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은 미국이 12월 중에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하자고 제안해왔다면서 이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한미 합동군사훈련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데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연내 시한이 가까워지면서 북미 실무협상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미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지난 14일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 미 국무성 대북특별대표 스티븐 비건은 제3국을 통해 조미 쌍방이 12월 중에 다시 만나 협상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며 “우리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사는 “미국이 지난 10월 초 스웨덴에서 진행된 조미 실무협상 때처럼 연말 시한부를 무난히 넘기기 위해 우리를 얼려보려는 불순한 목적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면 그런 협상에는 의욕이 없다”며 “우리가 이미 미국 측에 우리의 요구사항들이 무엇이고 어떤 문제들이 선행돼야 하는가에 대하여 명백히 밝힌 것만큼 이제는 미국 측이 그에 대한 대답과 해결책을 내놓을 차례”라고 미국의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이어 “(미국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정세 변화에 따라 순간에 휴지장으로 변할 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우리를 협상에로 유도할 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제 해결은 언제 가도 가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나의 직감으로는 미국이 아직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대답을 줄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미국의 대화 제기가 조미 사이의 만남이나 연출해 시간벌이를 해보려는 술책으로 밖에 달리 판단되지 않는다”며 “다시 한 번 명백히 하건대 나는 그러한 회담에는 흥미가 없다”고 미국이 ‘새로운 셈법’에 맞춘 제안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영철 “한미군사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싶다”

또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도 다음날인 15일 담화를 통해 “나는 13일  에스퍼 국방장관이 조미협상의 진전을 위하여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조정하겠다고 언급한데 대하여 유의했다”며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가 발표된 직후 나온 미 국방장관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나는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가 이러한 결심을 남조선당국과 사전에 합의하고 내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조선 정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이런 현명한 용단을 내릴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믿고 싶으며 조미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만일 이것이 우리의 천진한 해석으로 그치고 우리를 자극하는 적대적 도발이 끝끝내 강행된다면 우리는 부득불 미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응징으로 대답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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