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에스퍼 “북한, 조건없는 대화에 나서 달라”
“지소미아, 한일 양국 원칙적인 입장만 고수”
“초계기 도발 사건, 강하게 유감 표명...재발 방지 촉구”

한미 국방부장관이 회담 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미 국방부장관이 회담 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한 한미 국방장관이 이달 내로 예정됐던 한미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하며 북미 협상 대회 재개의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오는 23일 종료예정된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와 관련해서는,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국간 원론적인 입장만 확인한 채 별 소득없이 끝났다.

17일 태국 방콕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미연합공중훈련 연기에 합의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날 두 장관은 이 같이 합의하고 공동 기자 회견을 통해 훈련연기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에스퍼 美 국방장관은 “양국의 결정은 외교적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며 “북한도 미사일 실험 유예 등 상응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조건 없는 북미간 대화 복귀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초 비핵화 협상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불과 50여일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 최근 다시 재개될 조짐이 보이는 북미 실무협상 재가동을 위해 양국 국방장관이 적극적으로 대화 여건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성사된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지난 13일 방한전에 한미연합훈련의 연기 가능성을 이미 밝힌바 있고, 이에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김영철 위원장(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 위원회)이 긍정적으로 화답하는 성명을 내어 실무협상에 임할 것을 밝혀 이번 회담에서 훈련연기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한미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靑 “환영입장, 상황 예의 주시할 것”

이 같은 결정에 청와대는 환영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북미간 대화를 위한 실무협상이 조속히 재개되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향한 실질적 진전이 있길 기대한다”며 “그간 북미간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고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있도록 한미간에도 긴밀한 협의가 진행되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종 목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비핵화”라며 “지금은 북미간 대화를 하기전이기 때문에 청와대에서도 조심스럽게 상황을 예의 주시중이다”고 전했다.

한일 국방장관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일 국방장관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일 국방장관회담 ‘지소미아’...원론적 입장차만 확인

한편, 종료시안을 몇일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지소미아' 협상은 별다른 진전없이 끝났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은 이날 오전 약 40분간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가져 지소미아 문제를 논의했지만 양국간 입장차만 확인하고 결국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날 회담이 끝난 뒤 정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노 방위상이 지소미아 유지를 우리측에 촉구했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이 안보상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며 수출규제에 나섰기 때문에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이야기가 됐지만 중요한 것은 국방 분야 이야기보다는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것이 많으니 외교적으로 잘 풀릴 수 있게 노력을 해달라고 일본측에 적극적으로 주문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우리가 이런 입장을 전했지만 일본은 여전히 지소미아가 유지되길 원한다고 말했다”며 “일본 역시 여전히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했다”고 전했다.

결국 이렇게 양국 국방장관이 만나 5개월 만에 회담을 가졌지만 결국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한 만큼 지소미아는 예정대로 23일 ‘효력 종료’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이날 정 장관은 올해 1월 일본이 초계기로 우리 함정을 도발한 것을 문제 삼으며 ‘재발 방지’를 일본에 촉구했다.

정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초계기의 초근접 비행이 문제다. 일본 초계기는 성능이 좋기 때문에 굳이 우발적 충돌이 예상되는 가까운 거리까지 들어오는 것이 흔하지 않다”며 “너무 가깝게 들어오면 그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어 “초계기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실무적으로 충분히 협의해야 할 사항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방식으로 해결을 하려는 것에 강하게 유감을 밝혔다”며 “앞으로 가깝게 접근하는 부분에 대해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고노 외무상에게 입장을 전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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